뉴질랜드 준비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 이하 RBNZ)이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공식현금금리(Official Cash Rate, OCR)를 0.25%포인트 낮춰 3.00%로 인하했다고 20일 새벽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국내 소비·투자 둔화와 유휴 생산능력 증가가 성장 전망을 짓누르면서 예상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통화정책위원회(Monetary Policy Committee)는 4대 2의 표결로 25bp(basis point, 1bp=0.01%p) 인하를 선택했다. 소수 의견을 낸 두 명의 위원은 더 과감한 50bp 인하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을 포함해 RBNZ는 2024년 8월 이후 총 250bp를 인하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물가상승률이 현재 1~3% 목표 범위 상단 부근에 있지만, 경제 내 상당한 유휴능력(spare capacity)으로 인해 2026년 중반에는 2%로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기적 물가 압력이 위원회의 중앙 전망 경로와 일치해 추가로 완화된다면, 위원회는 OCR을 더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라는 문구를 통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명확히 시사했다.
크리스천 호크스비(Christian Hawkesby)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6월 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위축된 뒤 가계·기업 지출이 취약해졌다”며, 고용 부진ㆍ주택가격 하락ㆍ생필품 비용 상승이 가계의 소비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RBNZ는 2025년 후반부터 차츰 회복세를 전망했으나, 미·중 무역 갈등 강화와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을 주요 하방 위험으로 지목했다. 낮아진 차입 비용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스며들면서 2025년 후반부터 완만한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진단이다.
■ 용어 해설
• OCR(Official Cash Rate) : 시중은행 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뉴질랜드의 대표 기준금리다.
• Basis Point(bp) :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 예컨대 25bp 인하라면 0.25%포인트 인하를 의미한다.
■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25bp 인하는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하지만, 통화정책위원회 내부에서 50bp를 주장한 소수 의견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인플레이션 안정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실제로 최근 뉴질랜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4년 고점을 찍은 뒤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뉴질랜드달러(NZD) 약세 가능성은 커졌다. 금리 인하의 종착점을 시장이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추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수입 물가 반등과 자본유출 압박은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다시 더디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도 ‘디플레 리스크 실험장’으로 불리던 뉴질랜드의 정책 방향은 포트폴리오 재편에 참고지표가 된다. 특히 미 연준이 ‘장기 고금리(pause & higher for longer)’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정책금리 차별화가 한층 두드러질 전망이다.
요약하면, RBNZ는 인플레이션 진정과 경기 둔화라는 복합 과제를 해소하기 위해 완화적 스탠스를 지속할 의지를 공식화했다. 향후 뉴질랜드 경제지표 추세와 글로벌 교역 환경이 추가 인하의 속도·폭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