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에너지(Bloom Energy, 티커: BE)가 7년 동안 이어진 가격 저항선을 마침내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업은 첨단 반도체나 GPU를 직접 생산하지 않지만, ‘삽과 곡괭이(picks-and-shovels)’형 인공지능(AI) 인프라 플레이로 불리며 AI 붐의 숨은 수혜주로 자리매김했다.
2025년 8월 19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블룸에너지는 복수 차례 시도 끝에 주당 $38 수준의 장기 기술적 저항을 상향 돌파했고, 8월 들어 해당 가격대를 새로운 지지선으로 공고히 다지고 있다.
원래 블룸에너지는 분산형 청정 전력(Distributed Clean Power) 솔루션을 제공해온 기업이다. 자사 ‘블룸 박스(Bloom Box)’라 불리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 시스템은 병원·공장·유틸리티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에 24시간 전력을 직접 공급한다.
“대규모 AI 모델 학습 및 추론 과정에서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해결할 대안”
이라는 평가 덕분에 최근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그 결과 오라클(Oracle)과의 전력 공급 계약이 7월 24일 발표되자 거래량이 평소 대비 급증했다.
주간 차트를 보면 7년간 세 차례나 머리를 부딪혔던 $36~$38 밴드가 장기간 ‘가격 천장(Resistance)’ 역할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7월 말 종가 기준 상향 돌파에 성공하며 기술적 ‘브레이크아웃(Breakout)’ 시그널이 발생했다. 7월 한 달 동안 누적 거래량은 2억 4,000만 주로, 사상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 시장에 소화됐다.
거래량 급증의 배경에는 2026회계연도에 GAAP 기준 주당순이익(EPS) 0.53달러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는 점이 있다. 이는 2025년 -0.05달러 적자 전망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다. 비(非) GAAP 기준으로는 이미 2024년에 0.28달러 흑자를 기록해 2023년 -0.10달러, 2022년 -0.41달러에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일간 차트를 확대해 보면,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36~$38 구간에서 대량 매집이 이뤄진 뒤 가격이 재차 상승하는 흐름이다. 특히 오라클 계약 발표일인 7월 24일에는 유의미한 거래량 스파이크가 관측됐다. 직전 3개 분기 실적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수익성이 개선됐으며, 향후 3개 분기는 성장 모멘텀이 다소 잠잠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2026년 확실한 흑자 전환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 수급을 살펴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Vanguard)가 보유 지분을 약 0.3% 줄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는 일시적으로 7% 하락했다. 그럼에도 뱅가드는 여전히 1,9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재 공매도 잔고 비율은 약 9%이며, 평균 거래량 기준 쇼트 커버(Short Cover)에 3일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기술적 돌파를 계기로 인사이드엣지캐피털(Inside Edge Capital)의 액티브 옵스(Active Opps) 모델 포트폴리오는 블룸에너지에 3% 비중으로 신규 진입했다. 설립자 토드 고든(Todd Gordon)은 “$38~$36 지지선이 유효할 경우 비중을 5%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 해설 및 산업적 의미
‘삽과 곡괭이(picks-and-shovels)’는 골드러시 당시 광부가 아닌 도구 판매상이 더 안정적으로 돈을 벌었다는 데서 유래한 투자 용어다. 즉, AI 산업 호황에서 직접 칩을 설계·제조하지 않더라도 필수 인프라나 서비스를 제공해 꾸준히 수혜를 누리는 기업을 의미한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높은 온도(700~1,000℃)에서 작동해 효율이 뛰어나다. 천연가스·바이오가스는 물론 수소(H2)까지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 안정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연중무휴, 24시간 전력을 요구하는데, 블룸 박스는 이러한 특성을 충족한다.
“AI 모델 한 번 학습에 필요한 전력은 중형 도시 연간 전력소비량에 맞먹는다”*일부 연구 추정치라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전력망 증설이 더딘 지역에서는 온사이트(현장형) 연료전지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한다.
기자 해설: 최근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전력 부족 이슈가 빈번히 제기되는 만큼, 블룸에너지와 같은 SOFC 업체의 기술력은 K-데이터센터 생태계에도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 특히 국내 수소경제 로드맵과 연계된다면,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한 탈(脫)탄소형 전력 공급 모델이 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 공시 및 면책 조항
토드 고든은 개인 및 자산운용사 계정으로 블룸에너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세무·법률 자문에 해당하지 않는다. 투자 결정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