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압박에 따라 구글, Google Play 조건 수정…개발자 외부 채널 유도 허용 확대

파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파벳(Alphabet) 산하의 구글(Google)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지적 이후 앱 개발자가 이용자들을 Google Play 외부 채널로 더욱 쉽게 안내할 수 있도록 약관을 조정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2024년 초부터 구글이 앱 개발자에게 외부 프로모션을 제한하고 자사 서비스에 유리한 검색 결과를 노출하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EU는 3월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DMA) 위반 혐의로 구글을 두 차례 고발했다. DMA는 소위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불리는 거대 기술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해 2024년 3월부터 전면 시행된 EU의 핵심 규제이다. 규제 대상 기업은 이용자 수, 시가총액, 매출 규모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플랫폼으로, 타 사업자에게 차별적 접근 제한·자사 서비스 우대·데이터 독점 등을 금지받는다.

로이터는 구글이 앱 개발자가 구글 플레이(Google Play) 외부의 더 저렴한 구독 및 결제 옵션을 사용자에게 알리는 것을 사실상 기술적으로 차단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특히 구글플라이트(Google Flights)처럼 구글이 운영하는 ‘버티컬(vertical) 검색 서비스’가 일반 검색에서 우선 노출돼 경쟁사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규제 당국은 또한 “구글이 신규 고객을 앱 개발사에 연결해 준 대가”라며 부과해 온 서비스 수수료가 정당성을 넘어선다고 판단했다. 현재 구글은 인앱 구매 결제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받지만, 일부 개발자는 “이 비율이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해 왔다.

“EU 집행위 및 업계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우리는 EU 지역에서 External Offers Program(외부 오퍼 프로그램)을 개정하고 수수료 체계를 재조정한다”고 클레어 켈리(Clare Kelly) EMEA 수석 경쟁 자문은 블로그에서 밝혔다. “우리는 여전히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거나 앱 사용 경험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지만, DMA 논의를 반영해 더 많은 옵션을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지난 10여 년간 EU에서 80억 유로(약 9조 3,000억 원) 이상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다. DMA를 위반할 경우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추가 과징금을 받을 위험이 있다. 이는 2024년 알파벳 매출(약 3,070억 달러)을 기준으로 최대 3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 전문가 시각 — 규제 변화가 투자·산업 지형에 미칠 영향

EU가 DMA 집행에 속도를 내면서, 플랫폼 수수료 인하와 외부 결제 경로 확대는 글로벌 앱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수익 모델이 ‘앱 내 결제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글·애플은 단기적으로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지만, 개발자 생태계 측면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광고·클라우드 등 다른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온 구글은 리스크 분산 전략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EU 규제를 기준선으로 미국·한국 등 다른 지역도 유사한 법제화를 추진할 경우, 거대 플랫폼의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게이트키퍼 지정은 자사 서비스 우선 노출 여부뿐 아니라, 경쟁사 데이터 접근권·메신저 상호운용성 등 복합 규제를 포함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단순히 ‘과징금 리스크’보다 장기적 밸류에이션(Valuation)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용어 해설

버티컬 검색(vertical search) — 항공권·호텔·쇼핑 등 특정 주제에 특화된 검색 서비스를 말한다. 일반 검색 엔진이 ‘백화점’이라면, 버티컬 검색은 ‘전문 매장’에 해당한다.

External Offers Program — 구글이 2022년부터 시범 운영해 온 정책으로, EU·인도·호주 등 일부 지역에서 앱 개발자가 자체 결제 링크를 삽입해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번 개정으로 EU 내 수수료율이 추가 인하될 예정이다.

DMA(디지털시장법) — EU가 2020년 제안, 2022년 채택한 IT 규제 프레임워크. 2024년 3월부터 시행됐으며, 사용자 수 4,500만 명·연 매출 75억 유로 이상 등 요건 충족 기업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엄격히 규제한다.


한편, 유로/달러 환율은 1달러당 0.8580유로로 보도 시점 기준 집계됐다.환율은 변동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