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강세 속 순매수 주체는 누구인가

중국 본토 증시에 불어오는 ‘매수 바람’

중국 A주 시장이 올여름 가파른 자금 유입을 경험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작성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동시에 포지션을 확대하면서 시장 전반의 상승 심리가 한층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본토 A주 일일 거래대금은 8월 초부터 빠르게 증가해 8월 전체 평균이 인민폐(RMB) 1조9,500억 위안에 달했다. 이는 7월 평균 1조6,300억 위안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8월 18일에는 일일 거래대금이 2조8,000억 위안으로 치솟으며 역대 세 번째 기록을 세웠다.

개별 투자자의 위험 선호는 ‘마진 거래 잔액’에서도 확인된다. UBS 전략가 레이멍(Lei Meng)이 이끄는 팀은 “7월 4일 이후 마진 융자 잔액이 꾸준히 늘어나 8월 15일 기준 2조500억 위안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개인들이 향후 시장 상승에 베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 유입되는 투자자층의 규모

7월 한 달 동안 신규 A주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는 약 111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71% 급증한 수치지만, 2024년 10월 3백80만 명에 달했던 기록적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이는 ‘잠재 매수 세력’이 여전히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식형 펀드의 성과도 가파르다. 2025년 들어 연초 대비 평균 1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수년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신규 설정 규모 또한 전년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펀드 보유량을 뜯어보면 상반기 동안 주식형 펀드의 A주 보유액은 1,456억 위안 늘어나는데 그쳤다. UBS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려면 2025년 한 해에만 최소 5,900억 위안을 추가 매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국유 자금의 진입

중국 보험사들도 속속 주식 비중을 확대 중이다. 2분기 말 기준 보험사의 주식 보유액은 4조7,000억 위안으로 2024년 말 대비 6,223억 위안 늘었다. UBS는 하반기에도 정책적 지원 아래 보험 자금이 1조 위안 가량 추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주체는 중앙회금(中央汇金, Huijin)으로 불리는 ‘국가대표’ 자금이다.

Huijin은 4월 ETF 보유량 확대 사실을 공개하며 “시장안정화 기금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UBS는 2분기 동안 Huijin이 2,000억 위안 이상의 A주 ETF를 순매수했으며, 이 가운데 약 65%가 CSI 300 지수 추종 상품이라고 추정했다.


유동성 지표와 ‘시소 효과’

M1·M2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은 통상적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UBS는 2020년 이후 가계에 누적된 초과 저축이 7조2,000억 위안을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언제든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잠재 연료’로 평가된다.

동시에 채권 가격 하락으로 채권형 펀드 순자산 가치(NAV)가 감소하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으로 이동하는 ‘시소(seesaw) 효과’도 관찰되고 있다.


주요 용어 해설

A주(중국 본토 주식)란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돼 위안화로 거래되는 종목을 말한다. CSI 300 지수는 상하이·선전 양대 거래소에 상장된 대형 우량주 300종목으로 구성된 대표 지수다.

M1·M2는 각각 현금·요구불예금과 광의통화(저축성 예금 포함)를 의미하며, 두 지표의 격차가 벌어지면 시중에 대기성 자금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Huijin은 중국 국무원 산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자회사로, 금융기관의 주요 지분을 보유하며 시장 안정 역할을 수행한다.


전망과 시사점

UBS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증가, 기관투자자의 정책 지원, 그리고 국유 자금의 시장 방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하반기 중국 증시로의 추가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는 투자 심리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펀드의 실질 보유 확대 속도와 정책 목표 간 괴리가 여전히 크다는 점, 그리고 채권시장 변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밀어낼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과열 가능성정책 리스크를 동시에 점검하며 분산 투자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