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상승 속 뉴욕증시 보합 마감

◆ 뉴욕증시, 금리 상승에도 무색(無色)한 등락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월 18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01% 하락한 가운데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08%, 나스닥100 지수는 +0.01%로 각각 강·약 혼조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과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각각 -0.03%, -0.02% 하락했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미 재무부(T-노트) 금리는 4.34%(+2bp)로, 2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즉각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은 영향이다.

“연준의 조기 완화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주식시장은 채권수익률 상승 압력에 직면했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가 나왔다.

투자 전문 매체 바차트(Barchart)가 발행하는 Midday Barchart Brief 뉴스레터 구독자는 20만 명을 돌파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실시간 정보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 지정학·관세 불확실성, 투자 심리 짓눌러

이번 주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 협상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다. 월요일 워싱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으나, 가시적 성과는 도출되지 않았다. 협상 결과는 원유 가격과 유럽 안보뿐 아니라 글로벌 관세 정책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맞물려 미 소비자들의 구매력 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주 월마트·타깃·홈디포 등 주요 소매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트럼프발 관세’의 초기 충격이 소비 지표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가 주목된다.

◆ 주택 경기 지표 둔화

경기지표도 혼조다. 8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32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해 시장 예상치(34)를 하회했다. 이는 주택 체감경기의 추가 둔화를 시사한다.

시장 일정에 따르면, 20일 발표될 7월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1.6% 감소한 130만 호, 건축 허가는 -0.4% 감소한 138만 8,000호가 예상된다. 21일에는 7월 29~30일 FOMC 의사록이 공개되며, 22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S&P 글로벌 제조업 PMI·기존주택 판매 지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23일(금)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와이오밍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 관세 리스크: 강도·범위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다음 주와 그다음 주에 철강, 반도체 등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에는 최대 100% 관세가 예고됐으며, 제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기업은 예외를 둘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300%의 고율 관세도 시사했다.

또한 13일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11월까지)했고, 8월 6일에는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 관세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모든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은 13.3%에서 15.2%로 급등해, 2024년의 2.3%와 비교하면 여섯 배 이상 높아진다.

◆ 금리 인하 기대치 후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은 9월 FOMC에서 0.25%p 인하 확률을 84%로 반영하고 있어, 지난주(93%) 대비 후퇴했다. 10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은 51%로 집계됐다.

◆ 기업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속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S&P 500 기업 92%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2%가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9.1%로, 시즌 직전 예상치(+2.8%)를 크게 상회하며 4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 해외 증시·채권 동향

유럽 유로 Stoxx 50 지수는 -0.26% 하락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5%로 10년래 최고치를, 일본 니케이225는 +0.77%로 사상 최고치를 각각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서 9월물 10년 T-노트 선물은 2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5bp 하락한 2.763%를 기록했다.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738%로 2개월 반 만에 최고치다.

시장 스와프는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회의에서 0.25%p 인하할 가능성을 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 섹터·종목별 움직임

천연가스 공급 과잉 전망에 따라 에너지주가 약세를 보였다. 로스캐피털파트너스가 업종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자, EQT-4% 이상 하락하며 S&P 500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Comstock Resources, Antero Resources, Corterra Energy, Range Resources 등이 2~6%대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에 대해 “미 행정부가 지분 10% 인수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소식에 주가는 -3% 넘게 밀렸다.

메타 플랫폼스는 AI 조직을 올해 네 번째로 재편할 계획이라는 The Information 보도 이후 -2% 하락했다.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내린 Northern Oil & Gas 역시 -2%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사모펀드 토마브라보의 인수 협상설이 제기된 데이포스(Dayforce)+25% 폭등하며 S&P 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듀오링고는 씨티그룹의 ‘매수’ 개시로 +12% 급등했고, EPAM 시스템즈, CVS 헬스, 유나이티드헬스도 증권사 호평에 힘입어 2~4% 상승했다.


◆ 주요 용어 해설

E-미니 선물은 CME에서 거래되는 소액(S&P 500 기준 50달러×지수) 선물계약으로, 소액·고유동성 덕분에 헤지 및 단기 매매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를 의미하는 채권·금리 시장의 단위다. 예컨대 “+2bp”는 0.02%p 금리 상승을 뜻한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체로, 1년에 8차례 열린다.


◆ 향후 관전 포인트

① 젤렌스키·트럼프 회담 후속 협상 결과 ②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 관세 발표 시점·세율 ③ 9월 FOMC 의사록 등에서 확인될 연준의 물가·경기 인식 ④ 잭슨홀 파월 의장 연설의 통화정책 시사점 등이 주가·채권·외환 시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 상단이 열려 있는 만큼, 9월 이전까지 증시는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개별 종목 장세에서 실적·모멘텀·관세 민감도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에 언급된 기업·지수·통계 자료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