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체이스(J.P. Morgan)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된 산업 자동화·유체제어 전문기업 IMI(티커: LON IMI)를 자사 영국 시장의 ‘톱 픽’(Top Pick)으로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투자은행은 “우수한 실적 개선,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그리고 주가 상승을 견인할 촉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로이 트와이트(Roy Twite)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취임한 이래 IMI는 유기적 성장률, 이익률, 자본수익률(ROIC) 모두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기록했다. JP모건은 이러한 변화가 회사 전반의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019년 이후 연평균 약 11%씩 증가했고, 2024년 영업이익률은 19.7%까지 상승했다. 이는 JP모건이 동종 9개사를 가중평균해 만든 비교지수 ‘Synthetic IMI’보다 고작 40bp(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JP모건은 2027년 영업이익률이 21%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마진 구조가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에 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밸류에이션 격차 — ‘성과는 앞서는데 주가는 뒤처졌다’
그러나 주가는 실적 개선 속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IMI 주식은 현재 EV/EBIT(기업가치 대비 영업이익) 기준 동종업체 대비 27% 할인(디스카운트)돼 거래된다. 이는 2014~2019년 평균 할인율 10%보다 17%포인트나 확대된 것이다.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도 상황은 유사하다. IMI는 과거 17% 할인에서 현재 35% 할인으로, 할인 폭이 두 배 이상 벌어졌다. JP모건은 “경쟁사 대비 월등히 개선된 펀더멘털과 확대된 할인 폭 사이의 미스매치가 IMI의 근본적 가치를 더욱 부각시킨다”라고 강조했다.
EV/EBIT은 기업 인수 시 실제 지불해야 할 총 기업가치(EV)를 연간 영업이익(EBIT)으로 나눈 지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이익 대비 기업가치가 저렴하다’는 의미이며, 제조·산업 업종에서 PER보다 더 널리 사용된다.
이에 JP모건은 IMI 목표주가를 종전 2,500펜스(p)에서 2,850p로 14% 상향 조정했다. 이는 16일 종가 대비 27%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섬오브더파츠(SOTP)’ 방식으로 교통(Transport) 사업부를 제외하고 평가할 경우, 적정가치는 3,010p로 상승 여력이 34%까지 확대된다.
포트폴리오 재편 — 교통 사업부 매각이 ‘최선의 시나리오’
IMI는 현재 전략 검토 대상인 교통(Transport)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 JP모건은 “해당 사업부를 매각하면 기업가치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면서 시가총액의 약 4%에 해당하는 주주환원이 가능하다”며 “잔존 사업은 기술·수익성 측면에서 더 높은 질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업황 회복이 부문 간 이익 균형을 맞춰줄 요인으로 꼽혔다. JP모건은 그동안 그룹 성장을 견인해온 프로세스 오토메이션(Process Automation) 외에도, 기후제어(Climate Control)·산업 자동화(Industrial Automation)·생명과학(Life Sciences) 부문에서 수요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프로세스 오토메이션 부문의 유가 노출 우려”에 대해서도 JP모건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해당 부문 매출 중 상류·중류(Upstream·Midstream) 유전·가스 비중은 12.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금 창출력 — 2025~2027년 FCF 10억 파운드 전망
금융 구조도 탄탄하다. JP모건은 2025~2027년 IMI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총 10억 파운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간 인수합병(M&A)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회사는 시가총액의 약 11%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단행할 여력이 생긴다. 반대로 M&A에 나설 경우 인수 재원은 시가총액 대비 17% 수준까지 확보 가능하다.
제조업체가 현금을 대규모로 창출하면서도 부채비율을 낮게 유지한다는 점은, 불확실성이 큰 거시 환경에서 중요한 ‘재무 유연성’으로 작용한다. JP모건 역시 “현금 선택권(cash optionality)이 IMI 투자 매력을 한층 높인다”고 평가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를 제외한 후 남는 순현금이다. 이는 배당, 자사주 매입, 부채 상환 등 주주환원 여력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전문가 코멘트
산업·소재 섹터 애널리스트들은 “IMI의 마진·성장·현금흐름 ‘삼박자’가 이미 최상위권에 올랐음에도, 시장이 아직 이를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47억 파운드 규모의 시가총액이 재평가될 단초가 무르익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고마진 정밀 부품 사업이 포트폴리오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 순간, IMI는 밸류에이션 할인 구조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배수(멀티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맺음말
결국 JP모건은 탄탄한 펀더멘털·상대적 저평가·포트폴리오 재편·현금 활용 옵션이라는 네 가지 축이 IMI를 자사의 영국 ‘최선호주’로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 투자은행은 “구조적 실적 개선과 자본 재배치를 통해 주주가치가 더욱 제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