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은퇴 앞둔 버크셔 해서웨이, 11월 실적 발표 전 ‘매수’ 의견이 나오는 이유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보통주 티커 BRK.B, 우선주 티커 BRK.A로 거래되는 미국 대표 가치주다. 1965년 젊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노후 섬유회사에서 다각화된 투자·보험 지주회사로 탈바꿈하며 장기 투자자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 줬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버크셔 주가는 7.4% 상승하는 데 그쳐 같은 기간 S&P 500 지수16%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1월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저가 매수(바이 더 딥)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평가한다.

워런 버핏


버핏 은퇴 선언 이후 주가 부진…무슨 일이 있었나?

올해 5월 초, 버핏 회장은 연말을 기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후임은 1999년부터 버크셔에 몸담아 온 그렉 에이블(Greg Abel)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 회장이 맡는다. 다만 버핏은 이사회 의장 직함을 유지한다.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2950억 달러, 시가총액의 29%)에는 애플·아메리칸 익스프레스·뱅크오브아메리카·코카콜라 등 대형 가치주가 다수 포함돼 있다. 시장에서는 ‘주식 발굴의 대가’인 버핏과 달리 에이블이 공격적인 매수·매도에 서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회사는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현금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쌓았다. 보수적 행보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셈이다.

“보험 책임자였던 아짓 제인(Ajit Jain) 부회장이 2024년 지분 절반 이상을 매도한 사실도 시장 경계심을 높였다.”


그럼에도 ‘매수’ 시그널이 나오고 있는 이유

첫째,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합리적이다. 현 시가총액 1조 300억 달러 기준, 버크셔는 2024년 영업이익의 약 21배에 거래된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 23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저렴하다.

둘째, 실적 모멘텀이 견조하다. 2019~2024년 연복합성장률(CAGR) 15%를 기록했는데, 해당 기간에는 팬데믹·인플레이션·고금리·무역분쟁 등 복합 리스크가 겹쳤다. 핵심 동력은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한 보험 부문(가이코·버크셔 리인슈어런스 등)이다.

셋째, 금리 하락 사이클이 재개되면 철도(BNSF)·에너지(BHE)·소비재(See’s Candies 등) 자회사 가치가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 막대한 현금 및 단기 국채 역시 ‘탄환’으로 작용해, 위기 때마다 저평가 우량주를 매입하는 버핏식 가치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에이블 체제, ‘버핏 철학’ 계승할 수 있을까?

에이블 회장은 버크셔 에너지 인수·합병(M&A)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진두지휘하며 현금흐름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비록 ‘주식 선택’에서 버핏만큼의 명성을 갖추진 못했지만, 내부 관계자들은 “버핏-멍거가 설계한 가치평가 모델·리스크 프레임워크가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아 있다”며 급격한 전략 변화 가능성을 낮게 본다.

또한 버핏은 90세를 넘긴 고령에도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대규모 투자·자본배분 의사결정에 관여할 전망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리스크는 과장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투자 초보 필독

① 영업이익(Operating Earnings) : 주식·채권 등 투자 수익을 제외하고, 보험·철도·에너지 등 실제 사업부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뜻한다. 버크셔는 분기마다 투자 포트폴리오 평가손익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경영진은 영업이익을 핵심 지표로 제시한다.

② 가치주(Value Stock) : 기업 실적·자산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을 말한다. 반대 개념은 고성장주(Growth Stock)다.

③ 연복합성장률(CAGR) : 일정 기간 동안 연평균으로 얼마만큼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단순 평균보다 체감 성장률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전문가 의견 및 투자 전략

시장 참여자 다수는 ‘버핏 리스크’를 이유로 주가 디스카운트가 발생했다고 본다. 그러나 필자는 ① 20배 초·중반대 PER, ② 안정적 보험 캐시카우, ③ 1500억 달러대 현금 동원력 등을 감안할 때, 하방 위험 대비 상방 잠재력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

특히 11월 실적 발표에서 보험 언더라이팅 수익투자이익 개선이 동시 확인될 경우, ‘실적 미리 사두기’(프론트 러닝)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다만 단기 변동성을 피하려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5~10% 수준으로 한정하고, 장기 보유를 전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버핏은 회사를 떠나지만, 그가 구축한 분산·보수·가치 중심 아키텍처는 수십 년간 지속 가능하다.” – 월가 애널리스트 종합 의견


결론

버크셔 해서웨이는 창업자 리스크, 금리 정상화 지연, 경기 둔화 등 복합 변수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보험·에너지·철도 등 내재 사업가치와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고려하면, 11월 실적 발표 전 ‘저평가 우량주’로서 매수 매력이 돋보인다. 주주들은 버핏 시대의 마지막 챕터를 넘어, 에이블 체제가 열어갈 ‘포스트 버핏’ 성장 서사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