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채권 금리 급등 압력을 받으며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1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1% 하락한 채 마감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8% 내렸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0.01% 오르며 근소한 강세를 보였다. 9월물 E-미니 S&P 선물과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도 각각 -0.03%, -0.02% 하락했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장중 2주 최고치인 4.35%까지 치솟으며 주식 시장을 압박했다. 최종 수익률은 전장 대비 2bp 상승한 4.34%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인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진다”는 월가 격언이 재확인된 하루였다.
이날 시장에서는 유럽 정상들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워싱턴 회동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회담 결과는 관세, 유가, 유럽 안보 등 광범위한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의 촉각이 곤두섰다.
소비 견조 여부도 시장의 주된 관심사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미국 주요 소매업체의 실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관세가 소비자 지출에 미친 초기 영향을 평가할 예정이다.
미국 주택지표 부진도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8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가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진 3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34)를 하회했다. 이는 주택 시장 전반의 체감 경기가 여전히 위축 국면임을 시사한다.
이번 주 시장의 핵심 변수는 관세 정책 변화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진전 여부다. 20일 발표되는 7월 주택착공은 전월 대비 -1.6% 감소한 130만 가구, 7월 건축허가는 -0.4% 줄어든 138만 8,000가구로 예상된다. 21일 공개될 7월 29~30일 FOMC 의사록, 22일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예상 6.7)와 S&P 제조업 PMI(예상 49.8)도 투자자들의 지표 해석에 따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주말인 23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관세 이슈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다음 주와 그다음 주에 철강, 칩·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반도체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되, 미국 내 생산시설을 이전·신설하는 기업에는 면제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200%∼300% 수준의 반도체 관세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11월까지 90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6일에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추가 구매했다는 이유로 대(對)인도 수입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높이겠다고 밝혔으며, 5일에는 의약품 수입 관세 인상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들 조치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5.2%로 높아져, 2024년(2.3%) 대비 6배 이상 급등하게 된다.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84%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지난주 93% → 84%). 10월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51%다.
실적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S&P500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시즌 시작 전 예상치(+2.8%)를 크게 상회하며,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현재까지 92%의 S&P500 기업이 실적을 공시했고, 이 중 82%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해외 증시 동향
유럽 스톡스50 지수는 -0.26% 하락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0.85%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면서 +0.77% 올랐다.
금리 및 채권 시장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ZN)은 2.5틱 하락했으며, 현물 10년물 금리는 2bp 오른 4.336%를 기록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CPI·PPI가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연준이 직전 회의에서 제시한 ‘완화적 전환’ 시나리오가 후퇴했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국채 수요를 지지했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혼조세였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763%로 -2.5bp 하락했으나,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748%까지 상승해 2.5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은 9월 11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5%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섹터·개별 종목 동향
천연가스 생산주는 Roth Capital Partners가 업종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급락했다. EQT는 S&P500 내 최대 낙폭(-4% 이상)을 기록했고, Comstock Resources(-6% 이상), Antero Resources(-5% 이상), Corterra Energy·Range Resources(-3% 이상), Expand Energy(-2% 이상) 등이 동반 하락했다.
인텔(INTC)은 -3%대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 지분 10%를 취득해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부 직접투자라는 파격 카드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메타플랫폼스(META)는 사내 AI 조직을 6개월간 네 번째로 재편한다는 The Information 보도 후 -2% 하락했다. 노던오일앤가스(NOG)는 모건스탠리의 ‘언더웨이트’ 하향 조정에 -2% 내렸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SKY)는 Walleye Capital이 전체 주식의 0.51%에 해당하는 543만 주 공매도를 공시하면서 -1% 약세를 기록했다.
급등주로는 데이포스(DAY)가 인수 협상 소식에 +25% 폭등해 S&P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듀오링고(DUOL)는 씨티그룹이 목표가 400달러를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부여하자 +12% 급등했다. EPAM시스템즈(EPAM)는 TD 코웬의 매수(‘바이’) 상향에 +4%, CVS헬스(CVS)는 UBS의 매수 의견에 +2% 올랐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2분기 중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을 매입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 거래일 11% 급등했던 UNH는 추가로 +1% 상승해 다우 지수 강세를 주도했다.
8월 19일 예정된 실적 발표 기업은 아머 스포츠, 홈디포, 잭헨리앤어소시에이츠, 제임스하디 인더스트리,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 메드트로닉, 톨 브라더스, 바이킹 홀딩스 등이다.
전문가 해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 ‘높은 국채 수익률’과 ‘관세 불확실성’ 두 축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23일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추가 인하를 위한 더 많은 증거”를 요구할지, 혹은 9월 조기 인하 가능성을 시사할지가 금리 및 주식시장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중 관세 휴전 연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철강·의약품 등에 대한 고율 관세 카드가 연달아 예고된 만큼, 무역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이 증시에 상존할 가능성이 높다.
‘E-미니’ 선물이란? CME(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형 지수선물로, 정규 S&P500·나스닥100 선물 대비 계약 규모가 1/5 수준이다. 개인과 기관 모두 활용도가 높아, 야간 거래 시간대 지수 방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인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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