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기준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18일(현지 시각) 전장 대비 1.95센트(+0.57%) 상승한 파운드당 3.4215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런던 ICE의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46달러(-1.09%) 하락한 톤당 4,1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에서 두 품종 가격이 엇갈린 원인은 브라질의 평균 이하 강수량과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특히 아라비카는 2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민간 기상조사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Minas Gerais)가 8월 10~16일 사이 강우가 전무했다고 발표했다. 건조한 기상 여건은 커피 체리의 성숙·수확·건조 과정에 영향을 미쳐 생산량 감소 우려를 키우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관세 변동성도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브라질 농업부 실비우 파바루(Silvio Favaro) 장관은 “브라질 커피는 미국이 부과하려는 50%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 발언 직후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상승폭을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후보)은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예고했으나, 커피는 아직 공식적으로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수입업체가 조정 비용을 이유로 브라질산 구매를 줄일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내부 재고가 증가하고 국제 시세는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수출·재고 동향도 가격 형성에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8월 6일 브라질 무역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생두(미가공)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에 그쳤다. 수출업체 협회 세카페(Cecafe) 역시 7월 그린빈 수출이 240만 포대(60㎏ 기준)로 28% 줄었다고 밝혔다.
세카페는 세부적으로 아라비카 수출 21% 감소, 로부스타 수출 49% 급감이라고 설명했다. 1~7월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2,220만 포대로 집계됐다.
재고 부분에서는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가 8월 14일 72만6,661 포대로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8월 18일 73만3,105 포대로 소폭 회복됐다. 같은 기간 로부스타 재고는 6,907 로트로 내려앉아 3주 만의 최저치다.
수확 진행률은 대체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리서치 업체 사프라스 앤 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8월 6일 기준 2025/26년도 브라질 커피 전체 수확이 94% 완료됐다고 밝혔다. 로부스타는 99%, 아라비카는 91% 수확이 끝났다. 최대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e)도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80.4%라고 발표했다.
다만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라고 전하며, 중·장기 공급 불안이 어느 정도 완화됐음을 시사했다. 2024/25 회계연도(10월~6월) 누적 수출은 0.2% 감소에 그쳤다.
아시아 최대 생산국 베트남 역시 기상이변 피해를 겪었다. 2023/24년 작황은 가뭄 탓에 147만 t(전년 대비 20% 감소)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GSO)은 2024년 수출이 171,000t 감소한 135만 t라고 밝혔고,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2024/25년도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같은 기관은 2025년 1~7월 수출이 6.9% 늘어난 105만 t라고 발표해 수급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전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서비스국(USDA FAS)은 6월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26년도 전 세계 생산이 2.5% 늘어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로부스타 생산은 7.9% 늘어 8,165만 포대에 달하지만, 아라비카는 1.7% 줄어 9,702만 포대에 그칠 전망이다.
FAS는 브라질 생산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증가한 3,100만 포대로 예측했다. 2025/26년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2,281만 포대로 예상된다. 그러나 스위스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로 확대돼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라비카·로부스타란?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산미와 향이 뛰어나 스페셜티 원두로 선호된다. 반면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인스턴트커피나 블렌딩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포대·로트 단위 해설
커피 산업에서 1 bag은 60㎏이며, ICE 로부스타 선물에서 1 lot은 10t을 의미한다. 단위가 혼재되기 때문에 수급 분석 시 단위 변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자 해설
가격이 단기 고점을 형성했으나, 9월 미국 대선 캠페인에 따라 관세 정책 논의가 확정되기 전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라비카 재고가 1년 이상 하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어 품질 프리미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로부스타는 베트남 생산 회복 속도와 ICE 재고 흐름이 핵심 변수로, 투자자들은 스프레드 거래 전략을 검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