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에서는 최근 상장한 Accelerant Holdings(NYSE: ACCR)에 대한 증권사들의 시각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데이터 기반 특수보험 교환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이미 가파르게 오른 주가와 초기 실행 리스크가 투자 판단을 망설이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와 BMO 캐피털 마켓(BMO)은 Accelerant에 대해 나란히 ‘매수(Buy)’ 의견을 제시했다. 두 기관은 “플랫폼 수수료 기반 수익”과 “MGA(Managing General Agent·보험상품 기획·인수권을 가진 독립 조직) 지분 투자”라는 차별화된 복합 수익 구조가 향후 프리미엄(보험료) 급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시티즌스 증권(Citizens JMP)은 각각 ‘중립(Neutral)’, ‘마켓 퍼폼(Market Perform)’ 등 보수적 의견을 내며 실행 리스크와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외부 재보험사·3자 보험사로 위험이 충분히 분산되지 않을 경우 브로커리지(중개) 모델보다 자본 소모가 크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보험판 뉴욕증권거래소’가 될 수 있을까
BMO는 Accelerant를 두고 “
보험 리스크를 사고파는 ‘보험판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진화할 잠재력이 있다
”고 표현했다. 실제로 회사는 독자 개발한 디지털 교환(exchange) 기능을 통해 전 세계 80여 개 MGA와 재보험·인슈어테크 투자자를 실시간으로 매칭한다. ※ 교환(exchange) 모델이란, 보험 인수 위험(risk)을 여러 재보험사·투자자에게 분산시켜 자본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교환을 통해 인계된 서면보험료(Written Premium)는 2018년 이후 연평균 200% 이상 성장했다. 파이퍼 샌들러는 “데이터 풀 확장과 알고리즘 고도화 덕분에 손해율 관리 역량도 동종업계 대비 우위”라고 분석했다.
밸류에이션 논쟁: 28달러 vs 32~33달러
문제는 가격이다. Accelerant 주가는 7월 말 IPO 이후 약 35% 상승해 현재 28달러 선을 형성하고 있다. 시티즌스는 “공정 가치(fair value)는 32~33달러”라며 “단기 업사이드는 10% 내외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또한 “현 수준은 향후 3자 위험 분산 및 안정적 손해율 유지가 입증되기 전까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파이퍼 샌들러와 BMO는 “특수보험·MGA 시장은 파편화돼 있고 성장 여력이 방대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외부 보험사가 위험을 떠안게 되면 자본 효율이 크게 개선되며, 주가 멀티플(주가/매출, 주가/순이익 등)이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MGA(Managing General Agent)는 보험사 대신 상품 설계·인수·사고조사 등을 수행하며, 수수료·지분 인센티브를 받는다. 서면보험료(Written Premium)는 계약이 체결된 보험료 총액으로, 회계상 수익 인식 시점과 구분된다. 손해율(Loss Ratio)은 발생 손해액/수입보험료 비율로, 낮을수록 인수 품질이 양호하다는 의미다.
전문가 시각·향후 관전 포인트
전문가들은 ‘성장주 프리미엄’과 ‘금리 고점 국면’이 맞물린 현 시점을 Accelerant 밸류에이션 논쟁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장기간 자본을 투입해 데이터·인수 노하우를 축적해야 하는 플랫폼 특성상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는 할인율이 커져 목표주가 상향이 쉽지 않다. 반면 손해율이 업계 평균(65~70%)보다 일관되게 낮게 유지되고, 외부 재보험사의 위험 인수가 가속화된다면 멀티플 재평가 여지는 충분하다는 분석도 공존한다.
결국 향후 4~6분기 동안 ▶3자 재보험 참여 비중 ▶플랫폼 수수료 수익 성장률 ▶손해율 변동폭이 Accelerant의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제시된다.
기자 의견
필자는 ‘보험업계의 플랫폼화’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판단한다. 데이터·AI로 무장한 교환 플랫폼은 이미 로이드(Lloyd’s)·스위스리(Swiss Re) 등 전통 재보험사들이 시도 중이며, Accelerant는 규모는 작아도 기민한 실행력으로 빠르게 시장 파이를 넓히고 있다. 다만 초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 완화와 위험 분산 구조의 실증이 확인된 뒤 접근하는 편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