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 —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파라마운트 글로벌(옛 CBS 모회사)과 스카이댄스 미디어 간 합병 승인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송 편성이나 언론 보도 내용을 변경하도록 요구했는지 여부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2025년 8월 1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프 의원은 브렌던 카 FC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통령이 사적 이해관계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독립 규제기관의 심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밝히는 것은 공공의 알 권리와 규제 투명성 차원에서 필수적”이라며 구체적인 회의록과 문서 제출을 요구했다.
시프 의원은 특히 $1,600만 달러(약 216억 원) 규모의 합의금이 합병 승인 수 주 전 파라마운트 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 지급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금전 거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프로그램 편성‧보도 관여 의혹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 심사 과정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했다면 국민적 신뢰가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한은 FCC와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경영진 간에 이뤄진 일련의 비공개 회의 일정을 열거하며, 그 자리에서 특정 프로그램—특히 CBS의 간판 심야 토크쇼인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물었다. CBS는 2024년 7월 해당 프로그램을 2025년 시즌 종료와 함께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는 전화·라디오·TV·위성·케이블 등 미국 내 모든 통신 분야를 규제·감독하는 독립기구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임명하지만, 의회가 승인하고 임기가 보장돼 정치적 중립성이 법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특정 행정부가 개별 프로그램의 편성이나 기업 합병 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FCC 독립성 자체가 도전을 받게 된다.
시프 의원은 “합병 승인 조건에 방송 내용 변경이나 뉴스 편성 관련 약속이 포함됐다면 이는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며 “FCC가 모든 내부 문서와 관련자 인터뷰를 즉시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시각으로 볼 때, 이번 요구는 규제기관 독립성에 대한 미 의회의 전통적인 견제 기능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영‧민영 언론사 간 대형 합병 심사에서 정치권의 편성 개입 의혹이 제기된 것은 드문 사례이며, 향후 FCC가 자료를 공개할 경우 규제 투명성 기준이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1,60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합의금이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 혹은 기업체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잠재적 사적 이익과 공적 결정의 교차점을 보여준다. 이 합의의 성격과 시점이 “방송 편집권 대가”인지, 단순 민사 분쟁 해결금인지 여부는 향후 의회 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향후 전망을 살펴보면, 시프 의원의 정보 요구가 공식 청문회로 이어질 경우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스카이댄스 미디어의 합병 절차 전반이 다시 검증대에 오를 수 있다. 이는 이미 조건부 승인을 받은 합병 계약에 재협상 또는 시정 명령을 초래할 수 있으며, 방송사 경영 환경과 미국 미디어 산업의 인수·합병 패턴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FCC와 백악관 모두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언론 인터뷰 요청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향후 서신 공개 여부와 의회 차원의 청문 일정이 구체화되면 정치‧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