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아=로이터] 브라질 중앙은행이 18일 발표한 IBC-Br(브라질 월간 경제활동지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경제활동은 전월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1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수치는 시장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한 로이터 설문에서 제시된 0.05% 증가 예상치를 하회했다. 이는 고금리 부담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IBC-Br 지수는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의 월간 선행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농업 부문이 –2.3% 급락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으며, 농업을 제외할 경우 지수는 오히려 0.1% 상승했을 것이라는 세부 데이터도 함께 제시됐다.
“농업 부문의 조정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며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둔화시켰다”
고 브라질 중앙은행 연구국은 덧붙였다. 특히 1분기 폭발적인 수확량으로 지수가 급등했던 기저효과(base effect)도 이번 하락률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분기별로는 2025년 2분기 IBC-Br이 전기 대비 0.3% 성장해 여전히 플러스 영역을 유지했다. 다만 브라질 통계청(IBGE)이 오는 9월 2일 발표할 공식 GDP 확정치가 같은 흐름을 따를지는 미지수다.
Selic 금리 15%…20년 만의 고점
브라질 기준금리인 Selic 금리는 현재 15%로, 약 20년 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COPOM)는 7월 말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며 “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3%)를 상회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성장이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감수하더라도 긴축적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각에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완전히 닻(anchor)으로 작동하려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올해 말까지 Selic 금리가 14.5%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평가하고 있다.
IBC-Br 지수란 무엇인가?
IBC-Br(Índice de Atividade Econômica do Banco Central)은 산업생산·서비스·소매판매·농업·세수 등 다섯 가지 고빈도 데이터를 가중 평균해 산출한 지수다. 공식 GDP가 분기 단위로 발표되는 데 비해 IBC-Br은 월 단위로 공표돼 정책 당국과 시장 참여자에게 선행 정보 역할을 한다. 단, 통계 작성 방식이 정부통계청의 GDP 산식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으므로 수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처럼 농업 부문 변동이 클 때는 지수가 과대 또는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주 지적된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IBC-Br뿐 아니라 산업생산지수(PIM-PF), 소매판매지수(PMC)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경기를 판단한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XP인베스트imentos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안드레아스 호프만은 “Selic 15%라는 초고금리 환경에서 소비·투자가 동시에 위축되는 만큼, 3분기부터는 산업·서비스 부문에도 둔화 압력이 한층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브라질 GDP 성장률을 1.8%로, 기존 전망(2.2%) 대비 0.4%p 하향 조정했다.
반면 브라데스코 BBI는 “농업 기저효과가 4분기부터 완화되면서 IBC-Br이 다시 회복세를 탈 가능성도 있다”며 좀 더 온건한 시각을 제시했다. 다만 “결국 인플레이션 경로가 얼마나 빨리 목표 범위에 안착하느냐가 금리 경로, 나아가 성장경로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에는 대다수 애널리스트가 공감한다.
시장 및 정책적 함의
이번 지표 발표 직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달러 대비 0.3%가량 상승했으나, 증시는 금융·소비재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채권 시장에서는 장기물(10년) 국채금리가 5bp(0.05%p) 하락, “성장 우려 → 금리 인하 기대” 연쇄 반응이 나타났다.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 논의와 별개로 물가 및 금리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농업 호황 덕분에 세수가 생각보다 양호했지만, 하반기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재정 책임(fiscal responsibility)을 저버리지 않는 선에서 성장 모멘텀을 살릴 정책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정리
6월 IBC-Br 하락은 단순히 수치상의 조정이 아니라 고금리·고물가 국면 속에서 브라질 경제가 맞닥뜨리고 있는 구조적 부담을 드러낸다. 농업 부문의 일시적 둔화라는 설명이 가능하더라도, 산업·서비스업 전반의 체감 경기를 개선하려면 금리 인하가 가시화돼야 한다는 점에서 물가·금리·성장 간 복합 방정식이 여전히 정책 당국과 시장 모두에게 난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