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 하우스(Soho House)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MCR 호텔스(MCR Hotels)가 주도하는 27억 달러(약 3조6,000억 원)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나스닥 상장 3년 만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한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이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거래로 소호 하우스 주주들은 주당 9달러를 현금으로 수령하게 되며, 이는 16일 기준 종가 대비 17.8%의 프리미엄이다. 발표 직후 프리마켓에서 주가는 16% 급등해 8.86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거래와 동시에 배우이자 테크 투자자로 널리 알려진 애슈턴 커처(Ashton Kutcher)가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한다. 또한 호텔·레저 업계 20년 경력의 닐 톰슨(Neil Thomson)이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돼 즉시 업무를 시작하며, 종전 CFO였던 토머스 앨런(Thomas Allen)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 소호 하우스의 역사와 성장
소호 하우스는 1995년 영국 런던 그릭 스트리트에서 레스토랑 ‘카페 보헴(Café Boheme)’을 운영하던 외식 사업가 닉 존스(Nick Jones)가 창의적 전문가들의 사교 공간을 표방하며 설립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엄격한 회원제로 명성을 얻은 소호 하우스는 현재 유럽·북미·아시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로 확장해 40여 개의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기업공개(IPO) 이후 소호 하우스의 주가 변동성과 수익성 부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회원 수와 매출이 성장했음에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실패하며 투자자 신뢰가 약화됐고, 2024년 말 회사는 특수위원회를 구성해 비상장 전환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 인수 구조 및 주요 이해관계자
계약에 따르면, MCR 호텔스는 퍼블릭 클래스A 보통주 전량을 인수하고, 창업주 닉 존스와 이사회 의장 론 벌클(Ron Burkle) 및 그의 투자사 유카이파(Yucaipa)는 지분 75% 이상을 유지해 지배력을 계속 행사한다.
한편, 소호 하우스 지분 약 10%를 보유한 헤지펀드 써드포인트(Third Point)의 다니엘 로브(Daniel Loeb)는 올 초 “공정한 매각 절차”를 요구하며 9달러 제안을 “스위트하트 딜(자연스레 내부자에게 유리한 거래)”로 비판했다. 로브는 “벌클의 이해상충과 과도한 영향력”을 지적했으나, 18일 현재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른 호스피탈리티 투자 경험이 풍부한 기관들도 자산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 — 다니엘 로브 써드포인트 회장2025년 3월 서한 중
이번 거래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가 하이브리드 자본(hybrid capital) 방식으로 7억 달러 이상을 지원한다. 하이브리드 자본은 부채와 자본의 특성을 모두 지닌 금융기법으로, 이자 비용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자본성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거래 배경과 시장 반응
2021년 IPO 당시 소호 하우스의 기업가치는 약 35억 달러로 평가됐다. 그러나 실적 부진과 고금리 여건 속에서 주가가 약 50% 하락하자, 경영진과 주요 주주는 공개 시장의 압박을 피하고 장기 전략을 실행할 기회를 모색해 왔다. MCR 호텔스의 인수는 비용 구조 개선, 부채 재조정, 신규 시장 확장 등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자본과 운영 자율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럭셔리 회원제 클럽이라는 특수한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경쟁력 있지만, 경기 침체와 고정비 부담을 고려할 때 비상장 환경이 유리”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MCR 호텔스의 운영 노하우와 아폴로의 자본력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 전문가 관점Opinion
필자는 M&A와 호텔·레저 산업을 취재·분석해 온 기자로서, 이번 거래가 소호 하우스 ‘하이엔드 커뮤니티 브랜딩’ 전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네트워크 가치와 멤버십 경험이 수익의 핵심이므로, 커처와 같은 유명 인사의 참여는 콘텐츠·테크 융합을 통한 멤버십 차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높은 회비 구조와 글로벌 확장에 따른 관리 비용이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며, MCR 호텔스의 재무·운영 통합 능력이 실질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또한 금리 상승기에 차입 규모가 증가하면 현금흐름 압력이 커질 수 있어, 하이브리드 자본 조달이 어느 정도 완충 작용을 하더라도 회원 유지율·객실 점유율·식음료 매출 등 세부 KPI(핵심성과지표)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용어 설명
• MCR 호텔스 : 미국 내 150여 개 호텔을 운영하는 호텔 자산운영사로, 힐튼·메리어트 등 글로벌 체인 호텔뿐 아니라 부티크 호텔에도 투자한다.
• 하이브리드 자본 : 채권이지만 일정 기간 동안 상환 의무가 없거나 이자 지급이 선택적인 구조로 설계돼, 신용평가에서 자본으로 일부 인정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 스위트하트 딜 : 특정 이해관계자에 과도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의미의 부정적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