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동결 시나리오 속 위험 요인: 모건스탠리 분석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시장과 실물경제에 어떤 위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을까.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를 재확인하면서도, 인플레이션·고용·해외 중앙은행 정책이라는 세 갈래 위험 요인을 동시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시장 참가자들은 9월 한 차례에 가까운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우리는 연준이 ‘올해 내내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이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였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보고서는 “7월 CPI는 우리가 예상했던 ‘탄력적 흐름( firming )’을 확인시켜 줬지만 세부 항목의 조합이 다소 달랐다”라며 “재화( goods ) 부문이 꾸준히 단단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 services ) 물가가 예상 밖으로 가속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항공권호텔 숙박료가 몇 달간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딛고 반등한 점을 주목했다.

“재화·서비스 물가 모두 목표치 상회”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영향을 받는 재화 가격은 7월에도 견조했으며, 서비스 부문에서는 갑작스러운 상승세가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는 “핵심 CPI(전년 동기 대비 3.1%)와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당사는 2.9%로 예상)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며 “여름철 관세 효과로 재화 물가가 추가로 가속할 경우, 두 지표 모두 연준의 2% 목표를 한참 웃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8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 모건스탠리 매크로리서치

고용지표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보고서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 payroll )이 다시 가속하고 실업률이 4.2~4.3% 부근을 유지한다면, 연준은 5·6월의 부진한 데이터는 “노이즈(noise)”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고용이 급격히 둔화하면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해석이 확산돼, 연준이 당초 계획보다 일찍 완화 사이클(restart easing)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위험관리 차원의 선제 인하 가능성

모건스탠리는 “물가가 목표를 상회하더라도, 연준이 리스크 관리(risk-management) 차원에서 소폭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열어뒀다. 이는 금융시장의 스트레스나 지정학적 변수 등 예측 불가 요인이 커질 때, 인위적으로 정책여력을 확보하려는 전술적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파급 효과

미국 정책 동향은 다른 주요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보고서는 “미국 경기 침체 위험이 완화될 경우 유로존(EZ) 통화완화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의 경우, 미국 지표가 강세를 유지하면 일본은행(BoJ)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 용어 해설

1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적 물가지표다.
2 PCE(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는 미국 상무부가 집계하는 지표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척도다.
3 관세 노출 재화(tariff-exposed goods)는 대외무역 관세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일컫는다.
4 리스크 관리 차원의 금리인하는 실물경제가 아직 급격히 둔화하지 않았더라도, 미래 위험에 선제 대응한다는 의미다.

기자 분석

현재 채권시장 금리선물은 9월 25bp(0.25%포인트) 인하를 90% 이상 반영하고 있지만, 모건스탠리의 시각은 그와 정반대다. ‘연준 동결→금융조건 긴축 지속→글로벌 완화 지연’이라는 연쇄 반응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주 밸류에이션과 신흥국 환율 변동성이 특히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결국 8월 고용보고서와 9월 FOMC 전 공개될 8월 CPI·PPI가 시장의 베팅과 모건스탠리 전망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가 향후 몇 달간 글로벌 자산 가격의 방향타(weather-vane)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