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투자 전략이 8월 들어 다시 한 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 달 만에 세 종목이 45%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에게 수개월, 길게는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 수익률을 단숨에 안겨줬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8월 초 ‘인베스팅프로(InvestingPro)’ 구독자에게 제공된 AI 추천 리스트에는 월초 대비 45% 이상 상승한 종목이 최소 세 개 포함돼 있다. 해당 리스트는 15년치 글로벌 재무 데이터를 학습한 머신러닝(ML) 엔진이 150여 개의 검증된 재무 모델을 결합해 매달 최대 20개 종목을 새롭게 선정하거나 유지·제외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첫 주인공은 비아샛(ViaSat Inc·NASDAQ: VSAT)이다. 이 종목은 월초 실적 발표에서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와 가이던스 상향 조정(beat and raise)을 내놓으며 8월 들어 +63.45% 급등했다.
두 번째 급등주는 사피엔스(Sapiens)다.
“비상장(Private) 전환 결정 후 단 하루 만에 +45% 이상 급등했고, 월초 대비 프리미엄은 +59.59%에 달한다.”
AI 모델은 인수·합병 가능성을 사전에 포착해 해당 종목을 8월 리스트에 포함했다.
세 번째로 45% 고지를 넘어선 종목은 바우슈 헬스 컴퍼니스(Bausch Health Companies·NYSE: BHC)다. 8월 초 리스트 편입 후 +46.06% 급등했는데, 이는 폴슨 캐피털(Paulson Capital)이 공시한 13F 보고서에서 대규모 지분을 확보한 사실이 알려지며 촉발됐다. 13F는 미국 기관투자가가 분기별로 제출하는 투자 보유 현황 보고서로, 대형 헤지펀드나 자산운용사의 포트폴리오 흐름을 추적할 때 중요한 단서로 활용된다.
AI가 바우슈 헬스를 찍은 이유
ML 엔진은 바우슈 헬스에 대해 ‘성장 모멘텀과 저평가’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했다. 회사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조정 EPS 0.40달러(컨센서스 0.04달러)를 기록해 주가를 일시적으로 2.8% 끌어올렸고, 3개월 수익률은 11.1%다. 또 LTM(지난 12개월) 매출이 8.5%, 분기 매출이 4.9% 늘어난 가운데 EBITDA도 5.4% 증가했다. 특히 Salix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Solta Medical 부문이 25%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주가가 5.89달러로 애널리스트 목표가 7.00달러, 인베스팅프로 산정 내재가치 8.82달러에 비해 저평가돼 있으며, 70.8%의 높은 총이익률과 19.2%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9억 달러 규모의 부채 감축과 듀렉트(DURECT) 인수가 성장 스토리에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이다.
8월 포트폴리오 전반의 성적표
45% 이상 급등한 세 종목 외에도 8월 리스트에는 16개 종목이 한 달 새 10% 이상 올랐다. 그중에서도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은 ‘워런 버핏의 미스터리 종목’으로 불리며 MTD(월초 대비) 수익률 +27.86%를 기록 중이다.
리스트의 전체 성공률(hitting rate)은 84%이고, 편입된 모든 리스트가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Tech Titans’ 전략은 2023년 11월 공식 출시 이후 +120% 누적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S&P 500을 81.22%포인트 앞섰다.
백테스트 결과도 눈길을 끈다. 12년 전 10만 달러를 Tech Titans 전략에 투입했다면 현재 242만 100달러로 불어났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AI 주식 선택 메커니즘
매월 초 AI는 각 전략을 최대 20개 종목으로 재구성한다. 일부 종목은 교체, 일부는 유지, 일부는 제외하는 방식이다. 동등 가중(equally weighted) 방식으로 수익률을 집계해 모델의 의사결정을 검증한다. 동등 가중은 개별 종목 편입 비중을 동일하게 두어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을 방지하고, 전략 자체의 순수 수익성을 판단할 수 있게 한다.
투자자는 AI가 제시한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갈 수도, 개별 판단에 따라 비중을 조정할 수도 있다. AI가 밝히듯 “주식 투자는 확률 게임”이며, 관건은 ‘승자’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더 이상 매력이 떨어진 종목에서 제때 빠져나오는 것이다.
또한 장기 투자 관점이 강조된다. AI 백테스트는 ‘장기 보유(Long Run) 전략’이 자산을 극대화하는 최선의 길임을 보여줬다.
전문가 시각
국내 증권계 관계자는 “미국 기관투자가의 13F 공시 내용은 빅 플레이어의 전략 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표”라며 “AI 모델이 13F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종목을 선정했다는 점은 기술적 진화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포트폴리오 구성 시 동등 가중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 어렵다면, 최소한 손절(Stop-Loss)과 익절(Take-Profit) 기준만은 AI 알고리즘에 맞춰보는 것도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가격 및 수익률 데이터는 기사 게시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지역·시간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