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웨고비(Wegovy)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대사 기능 장애 연관 지방간염(MASH) 치료에 대해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획득하면서, 회사 주가가 장 초반 최대 5%까지 급등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승인 소식은 최근 수 주 동안 시가총액의 3분의 1 이상이 증발한 덴마크 제약사에 단비가 됐다. 오전 07시 11분(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 상승세를 유지했다.
3주 전 투자자들은 실적 전망 하향 및 새 최고경영자(CEO) 선임 발표에 반응해 약 7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순식간에 삭제했다. 웨고비 출시에 힘입어 2021년 유럽 상장 기업 시총 1위에 올랐던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FDA 결정으로 경쟁력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FDA 최초의 GLP-1 계열 MASH 치료제 승인
이번 결정으로 웨고비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 가운데 최초로 진행성 간질환인 MASH 치료 적응증을 확보했다. MASH는 전 세계 성인 약 5%가 앓고 있으며, 섬유화와 간경변으로 진행해 간암 위험을 높이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번 시장독점 기간은 과도기에 불과하며, 머지않아 엘리 릴리도 후발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 노르드넷(Nordnet) 수석 애널리스트 페어 한센(Per Hansen)
실제로 라이벌인 엘리 릴리는 자사의 인기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 및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의 주성분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로 중간 단계 임상에서 고무적인 MASH 데이터를 공개한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유럽의약품청(EMA)과 일본 후생노동성에도 동일 적응증 승인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연내 심사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가 변동성과 비만 치료제 경쟁 구도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지난해 6월 이후 3분의 2 이상 하락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비만 치료제 전쟁’에서 출발점이었던 노보가 엘리 릴리와 합성·복제(compounded) 제제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승인으로 회사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처방 확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됐다.
GLP-1 유사체란? GLP-1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혈당 상승 시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이를 모방한 약물은 식욕 억제·체중 감소 효과까지 보여 비만·당뇨병 치료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MASH란 무엇인가? MASH(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는 기존 NAFLD(비알코올성 지방간) 개념을 확장한 용어다. 단순 지방간을 넘어 염증 및 섬유화가 동반돼 간경변·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다.
기자 해설: 향후 전망
FDA 가속 승인 제도는 치료 옵션이 제한된 중증 질환에 대해 신약의 조기 시장 진입을 허용한다. 다만 제조사는 사후 임상 3상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노보 노디스크가 웨고비의 적응증 확대를 급격히 추진하면서 매출 다각화와 보험급여 협상력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티르제파타이드가 임상 3상에서 유사한 효능을 보여줄 경우 가격 경쟁 및 시장점유율 재편은 불가피하다. 또한 ‘컴파운디드’ 제제 확산으로 약가 인하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① 유럽·일본 규제 당국의 허가 일정, ② 사후 임상 결과에 따른 완전 승인 여부, ③ 글로벌 보험사 및 정부의 급여 정책 변화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웨고비의 장기적 매출 곡선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