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레이티드 허미즈·리걸앤드제너럴, 영국 부동산 펀드 4.7조 원 규모 합병

[영국 부동산 펀드 통합]

영국의 대표적 부동산 펀드 두 곳이 합병을 결정하며 업계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해당 합병은 장기화되고 있는 환매(리뎀션) 압력 속에서 유동성 확보와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페더레이티드 허미즈 프로퍼티 유닛 트러스트(FHPUT)가 리걸앤드제너럴(Legal & General Plc)의 매니지드 프로퍼티 펀드(MPF)에 흡수·통합될 예정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총 운용 자산 규모는 47억 파운드(약 64억 달러)에 달하게 되며, FHPUT 출자자의 지분 상당 부분이 MPF로 이전된다.

^{양사 공동 성명}은 “FHPUT 보유 부동산 포트폴리오 전체를 MPF가 인수해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환매 압력과 배경

지난 몇 년간 영국 부동산 펀드 시장은 지속적인 환매 요구에 시달려 왔다. 특히 확정급여형(DB) 연금 자금이 비유동성 자산을 축소하고 채권 등 유동성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옮기면서, 부동산 펀드에 대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됐다. 부동산은 통상 매각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환매 요청이 몰리면 운용사는 유동성 압박에 직면한다.

FHPUT와 MPF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펀드 규모가 클수록 자산 매각 없이도 환매 요구를 흡수할 여력이 생긴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합병은 바로 그러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합병 구조와 절차

현재 발표된 구조는 삼각 합병 형태로, FHPUT 보유 부동산·현금·기타 자산을 MPF가 일괄 인수한 뒤 FHPUT 출자자에게 MPF 신규 지분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감독기관·규제 당국 승인 절차와 출자자 동의가 선행돼야 하며, 양사는 “2026년 상반기 내 통합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합병 이후 운용 수수료 체계는 MPF 기준으로 단일화될 예정이다. 양사는 별도 설명 자료에서 “비용 시너지를 통해 연간 수백만 파운드의 경비 절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 진단 및 시장 파급효과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합병을 영국 부동산 펀드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최근 12개월간 대형 부동산 펀드 간 합병·청산·전략 전환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으며, 이는 건설·부동산 시장 전반의 가격 변동성 확대와도 무관치 않다.

① 유동성 강화_{환매 대응력 확보}, ② 운용 효율성_{관리·마케팅비 절감}, ③ 투자 다변화_{지역·섹터 분산} 등이 기대 효과로 꼽힌다. 다만, 거대 펀드화가 단일 실패 위험을 키우는 ‘Too Big to Fail’ 논란도 제기된다.

FHPUT와 MPF는 모두 코어·코어플러스 자산 위주로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오피스·물류·리테일 파크 비중이 높다. 테크·제약 기업 수요가 여전한 프라임 오피스와 전자상거래 성장에 따른 물류센터를 핵심 투자처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확정급여형(DB) 연금이란?

DB 연금은 근로자 퇴직 후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돼 있는 연금 제도다. 운용 수익률·금리 변동 등에 따른 책임은 사업주가 부담한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금성·국채 비중을 높이는 경향이 있으며, 최근 금리 상승기에는 장단기 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 환매 압박을 부추겼다.

향후 전망 및 체크포인트

업계에선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1~2년 내 중·소형 부동산 펀드가 추가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을 제기한다. 다만, 영란은행(BoE)의 기준금리 정책, 상업용 부동산 가치 회복세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그린·ESG 친화형 리노베이션이 자산가치 제고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통합 펀드 역시 에너지 효율화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기관투자가·보험사·연금펀드가 ‘순배출 제로(Net-Zero)’ 전략을 강화하고 있어, 친환경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일각에선 “대규모 자산 편중이 시장 유동성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투자자 보호 장치_{환매 게이트·가격 조정 메커니즘}를 병행한다면 장기 기관자금 유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