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글로벌 베어링 제조업체 SKF가 미국 일리노이주 엘진(Elgin)에 위치한 비핵심 항공우주 사업부(Precision Elastomeric Device·PED)를 Carco PRP Group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8일, 로이터(Reuters) 통신 및 스톡홀름 현지 취재진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의 총 엔터프라이즈 가치(Enterprise Value)는 약 7천만 달러(USD 70 million)로 평가됐다.
SKF는 보도자료에서 “핵심 항공우주 분야에 집중하고 비전략적 사업 라인을 정리하기 위한 장기 로드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회사는 고정익·회전익 항공기용 베어링, 항공우주용 실(seal) 등 고부가 전략 품목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매각 대상인 PED 사업부란 무엇인가
PED(Precision Elastomeric Device) 사업부는 항공기 기체‧엔진 내부 진동을 흡수하고 밀폐 기능을 수행하는 고정밀 탄성소재 부품을 설계·제조해 왔다. 탄성소재(Elastomer)는 고무 계열 합성수지를 가리키며, 기계적 스트레스를 견디면서도 원래 형태로 복원되는 성질이 있다.
※PED 부품은 항공우주 뿐 아니라 자동차, 국방, 에너지 산업에서도 진동 저감과 밀폐(sealing)에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SKF는 최근 전사적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화하며, 베어링‧윤활 솔루션, 회전체 상태 모니터링(System Condition Monitoring) 등 성장성이 높은 주력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해 왔다.
거래 구조와 재무적 영향
거래는 Carco PRP Group이 100%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조정 후 확정가(firm value)가 약 7천만 달러로 책정됐다. SKF는 세전 기준으로 현금 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구체적인 세후 순이익·손실 효과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매각은 규제 당국 승인 및 관례적 종결 조건(certain customary closing conditions)을 충족한 뒤 2025년 말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SKF 관계자는 “매각 대금은 부채 상환과 핵심 기술 개발 투자에 활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arco PRP Group은 누구인가
Carco PRP Group은 미국 내에서 항공·방위·산업용 정밀 탄성소재 솔루션을 공급하는 중견 민간 기업이다. 해당 업체는 “이번 인수로 항공우주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신규 고객·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들은 “Carco PRP가 PED 사업부의 설계·시험 설비 및 숙련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수직 계열화와 원가 절감 시너지를 동시에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글로벌 베어링 업계 구조조정 가속화
최근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지리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제조사들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SKF뿐 아니라 독일 Schaeffler, 일본 NSK 등 경쟁사들도 비핵심 자산 매각과 신기술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 부문은 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 회복, 방산 예산 확대에 힘입어 성장이 예상되나, 높은 R&D 집약도와 인증 규제로 인해 사업 단위별 선택과 집중이 필수적이다. SKF의 이번 결단은 이러한 업계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SKF는 지난해 12월 전자동 윤활 시스템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스마트 유지보수 영역을 확장한 바 있다. 회사 측은 “베어링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해 예지정비(Predictive Maintenance)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PED 사업부 매각이 완료되면, SKF의 미국 내 고용 구조에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확한 인원 재배치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Carco PRP는 “숙련 인력을 최대한 유지해 고용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고객가치 및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기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하고 있다” – SKF 공식 성명
시장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슬리밍(포트폴리오 다이어트) 전략을 통해 SKF가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고성장 사업에 자원을 재투입할 것”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