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3대 지수, 엇갈린 흐름 속 약보합권 마감
미국 시간으로 16일(금) 장 마감 기준, S&P500 지수는 -0.20% 하락했고, 나스닥100 지수는 -0.43% 떨어졌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상승해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선물 시장에서는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이 -0.22%,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이 -0.44% 하락해 현물 지수와 비슷한 약세 흐름을 시사했다.
2025년 8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약세의 직접적 원인은 미시건대학 소비심리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데 있다. 여기에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3bp(0.03%p) 올라 4.318%를 기록, 금리 부담이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또한 향후 두 차례 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기대치를 낮춰 잡았다. 이는 하루 전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며 물가 압력이 완화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 대형 이벤트 대기: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
마감 시점까지 투자자들은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결과를 주시했다. 시장은 관세 정책과 국제 유가 흐름에 미칠 파급효과, 유럽 안보 환경 변화 등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 소비·생산 지표 혼조… 경기 둔화 우려 vs 탄탄한 생산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치(+0.6%)를 다소 밑돌았으나, 6월 수치가 +0.6%에서 +0.9%로 상향 조정되며 전체적인 충격은 제한됐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3%로 전망치와 일치했다.
반면 미시건대 예비 소비심리지수는 58.6으로, 시장 기대치 62.0을 크게 밑돌았다. 같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9%,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상승했으며, 응답자의 58%가 “물가 부담 때문에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소비심리지수는 소비자 설문을 통해 경제 전망·개인 재정 상황·구매 의향 등을 종합한 지표로, 미래 소비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수로 여겨진다.
7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4%로 예상치(+0.1%)보다 높았다. 석유를 제외한 수입물가도 +0.3%로 상승 전환해 달러 강세에도 해외 물가 압력이 존재함을 시사했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0.1%로 소폭 부진했으나,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보합을 유지했다. 뉴욕 연은의 8월 엠파이어 제조업지수는 11.9로 예상을 크게 웃돌아, 일부 제조업체의 회복 조짐도 확인됐다.
■ 연준 관료 발언과 금리 인하 기대 변화
시카고 연은 총재 오스턴 굴스비는 “추가 물가 지표를 한 번 더 확인한 뒤 금리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매파적(mildly hawkish)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우려했다.
PPI 서프라이즈 이후, 9월 FOMC에서 50bp(0.50%p) 인하 기대는 완전히 사라졌고, 25bp 인하 확률도 100%→93%로 하향됐다. 연방기금선물(FF) 시장은 9월 인하 확률을 85%로, 10월 추가 인하 확률을 40%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10년물 국채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은 2.385%(-1.1bp)로 내려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소 안정됐으나, 시장은 ‘물가 재확산’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 중국 경기 둔화 신호 확산
글로벌 시장엔 중국 7월 지표 부진도 악재로 작용했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7%로 예상(+4.6%)을 하회했고, 산업생산도 +5.7%(예상 +6.0%)에 그쳤다. 청년층 실업률이 포함된 실업률은 5.2%로 상승했고, 부동산 투자는 ‑12.0%(연초 이후)로 낙폭이 확대됐다.
이는 미‧중 관세 및 중국 정부의 과당 경쟁 억제 정책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 트럼프發 관세 리스크 재부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철강·반도체에 대한 추가 관세 수준을 다음 주 또는 다다음 주 중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에 최대 300% 관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제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기업에는 예외를 둘 수 있다고 시사했다.
최근 90일간 이어져온 중국과의 ‘관세 휴전’은 11월까지 연장됐지만, 인도산 제품에는 관세를 25%→50%로 인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 → 2025년 15.2%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 어닝 시즌: ‘어닝 서프라이즈’ 지속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가 예상돼 사전 전망(+2.8%)을 크게 웃돈다. 82%의 기업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한편 ‘마그니피슨트 세븐’ 종목 중 테슬라(-1.49%)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알파벳·메타는 소폭 상승, 아마존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다우지수는 유나이티드헬스(+12%)와 세일즈포스(+3.9%) 덕분에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주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14%), KLA(-8.4%), 램리서치(-7.3%) 등 대부분 급락했다. 이는 트럼프 관세 발언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실적 가이던스 실망이 겹친 결과다. 다만 인텔은 미국 정부가 ‘칩스법(Chips Act)’ 자금을 활용해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 보도로 +2.7% 상승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0.7% 하락했고, 관련주 라이엇 플랫폼스(-7.5%), 코인베이스(-2.2%)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 채권·해외증시 동향
9월물 미 10년물 국채선물은 5.5틱 하락, 수익률은 4.318%(+3.3bp)로 상승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10년물이 2.788%(+7.6bp), 영국 10년물이 4.696%(+5.6bp)로 동반 상승해 긴축 우려가 퍼졌다.
유로존 스왑 시장은 9월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5%로 낮게 반영했다.
해외 주식시장은 유로 스톡스50 +0.26%, 상하이종합 +0.83%, 니케이225 +1.71%로 대체로 강세를 나타냈으나, 각각 전고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 주목할 실적 발표 및 변동성 요인
18일(월)에는 팔로알토 네트웍스(PANW)와 XP Inc가 실적을 공개한다. 사이버보안·핀테크 업종의 실적은 IT 섹터 투자심리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또한 모건스탠리·웰스파고 등 대형 IB가 잇따라 나올 정책 리포트를 통해 ‘관세·통화 정책·중국 경기’를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있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용어 설명: 알아두면 좋은 금융·경제 개념
E-미니 선물은 S&P500·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를 소액 단위로 추종할 수 있는 CME 선물 상품이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 단계의 물가 변동을 측정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1~2개월 선행하는 특성을 가진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은 명목 국채금리와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 차이로 계산되며, 향후 시장이 기대하는 평균 물가 상승률을 가늠하는 지표다.
■ 종합 평가
이번 주식시장은 소비심리 악화와 관세 리스크라는 악재, 그리고 견조한 어닝이라는 호재가 교차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관세·중국 지표 세 갈래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장기 투자자는 기업 실적과 정책 불확실성 완화 여부를 병행 점검하며 비중 조절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