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당 선물가격, 2개월 최고치 후 차익실현 압력에 하락세 지속

국제 원당 가격이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소위 11번 원당) 선물-0.84% 떨어지고, 같은 달 인도분 런던 ICE 백설탕(5번) 선물-1.53% 하락하며 다시 내림세를 이어갔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틀 전 기록한 2개월 최고치에서 차익 실현(Long Liquidation)이 본격화됐다고 진단한다.

2025년 8월 17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대비 뉴욕 10월물은 0.14센트 하락한 파운드(lb)당 16.48센트, 런던 10월물은 톤(t)당 483.40달러로 마감했다. 뉴욕 원당 선물 시세 그래프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하락은 기술적 저항선 돌파 후 쌓인 매수 포지션이 정리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한다. 13일 급등으로 2개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펀드 매도 압력이 유입되면서 가격이 되돌림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생산 감소가 제공한 단기 상승 모멘텀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7월 하순(7월 16~31일)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61만4,000톤(톤·metric ton, MT)이라고 밝혔다. 2025/26 마케팅연도 누적 생산(4월~7월)은 7.8% 줄어든 1,926만8,000톤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압착분 중 설탕용 비중은 54.10%로 전년 동기의 50.32%보다 높아졌다. 이는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선호한 결과다.

런던 백설탕 선물 시세 그래프

그러나 펀드의 과도한 매도 포지션은 향후 단기 쇼트커버링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주(7월 30일~8월 5일)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한 커미트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mmitment of Traders, 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 순매도 잔고는 25,923계약 늘어난 151,004계약으로 집계돼 약 6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도·태국의 증산 기대가 중장기 하락 압력으로 작용

반면, 인도 정부가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에 설탕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약세 요인이 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충분한 몬순 강수’로 인해 풍년이 예상되자 정부가 내수 공급 여력이 확보될 경우 200만 톤(MMT)의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8월 4일 기준, 인도 기상청(IMD)은 누적 몬순 강수가 500.8mm로 평년 대비 4% 많다고 발표했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추정한 2024/25 생산량 2,620만 톤(5년 만의 최저치) 대비 큰 폭의 반등이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2024/25 시즌 생산이 14% 증가해 1,000만 톤에 달한다고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CS)가 5월 2일 발표했다.


단기적 공급 부족과 중장기 공급 과잉 전망의 공존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시즌 세계 설탕 공급 부족분을 547만 톤으로 상향 조정하며 9년 만의 최대 결손을 예고했다. 이는 2023/24 시즌 131만 톤의 잉여에서 반전된 수치다.

그러나 미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생산이 4.7% 증가한 1억8,931만8,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인간 소비도 1.4% 늘어난 1억7,792만1,000톤으로 추산했으며, 기말 재고는 7.5% 증가한 4,118만8,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 농무부 해외농업서비스(FAS)는 브라질 2025/26 생산이 2.3% 증가한 4,470만 톤,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 톤,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변동성 확대 원인과 핵심 용어 해설

Commitment of Traders(COT) 보고서는 선물·옵션 시장의 대형 참여자(펀드, 상업헤지, 소액투자자 등)의 포지션을 집계·공개해 시장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주간 통계다.

11번 원당(#11 Raw Sugar)은 뉴욕 ICE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설탕) 선물로,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5번 백설탕(#5 White Sugar)은 런던 ICE에서 거래되며 정제 설탕 가격의 지표다.

최근 시장은 단기적 공급 불안(브라질 생산 감소·ISO 결손 전망)중장기적 공급 과잉(인도·태국·USDA 증산 전망)이라는 상반된 재료가 혼재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펀드의 기록적 순매도 포지션이 유지되는 한, 작은 재료에도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기후 변수로 꼽히는 엘니뇨·라니냐 현상은 사탕수수 생육과 수확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수확 진척률과 인도 몬순 강수량, COT 수치 변화가 가격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USDA 10월 WASDE, ISO 분기 보고서가 재차 주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