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원당(October NY world sugar #11, SBV25) 선물은 15일(현지시간) -0.14센트(-0.84%) 하락한 채 마감했고, 런던 ICE 백설탕(October London white sugar #5, SWV25) 선물 역시 -8.20달러(-1.68%) 내리며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초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설탕 가격은 트레이더들의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 압력이 이어지면서 후퇴세를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 전망과 글로벌 재고·소비 추정치를 주시하고 있다. 당초 급등세를 이끌었던 기상 변수와 공급 차질 우려는 일부 완화됐으나, 지역별 수급 흐름은 여전히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브라질 센터-사우스 지역 생산 감소*1가 단기적 지지 요인으로 부각됐다. 산업단체 유니카(Unica)는 15일 보고서에서 7월 하순(7월 16~31일)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614만 톤이라고 밝혔다. 2025/26 시즌 누계(7월 말 기준) 생산도 -7.8% 줄어든 1,926.8만 톤에 그쳤다. 다만 같은 기간 사탕수수 압착분 가운데 설탕용 비중은 54.10%로, 전년 동기의 50.32%에서 크게 확대됐다.
인도의 잠재적 수출 확대 시그널은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는 “몬순(우기) 강수량이 평년보다 4% 많다(500.8㎜)는 인도 기상청(IMD) 자료를 근거로,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2025/26)부터 인도 정부가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이미 2025/26 시즌 200만 톤 수출 허가를 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생산 측면에서도 인도는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국가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생산량을 전년 대비 +19% 많은 3,500만 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 톤(-17.5%)에서 반등하는 수치다.
가격은 7월 초까지 급격히 조정받으며 뉴욕 선물이 4년 3개월 만의 저점을, 런던 선물이 4년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투자은행 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7.5만 톤(7.5 MMT) 흑자가 예상돼 8년 만에 최대 규모 잉여가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글로벌 생산 1억 8,931.8만 톤(+4.7% y/y)과 재고 4,118.8만 톤(+7.5%)을 예상했다.
브라질 추가 감산 전망도 단기적 지지 요인이다. 유니카는 7월 중순까지 누계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1,565.5만 톤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농업통계기관 코납(Conab) 역시 6월 보고서에서 2024/25 생산을 4,411.8만 톤(-3.4%)으로 하향 조정했다.
“가뭄·폭염이 사탕수수 수확량을 저하시켰다”
는 설명이다.
반면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향후 글로벌 공급 확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글로벌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에 최대치로, 직전 시즌(2023/24) 131만 톤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는 것이다.
USDA는 5월 22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인류 소비가 1억 7,792.1만 톤(+1.4%)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 등이 모두 증산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 용어 해설
NY 원당 #11은 국제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원당) 선물 계약으로, 112,000파운드(약 50.8톤)를 기준 계약 단위로 한다. 런던 백설탕 #5는 정제 설탕(백설탕) 선물로, 50톤을 한 계약으로 거래한다. 숫자(#11·#5)는 거래소가 지정한 상품 코드이며,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원당(비가공)·백설탕(가공) 간 스프레드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1: 브라질 원당 생산의 약 90%가량을 차지하는 ‘센터-사우스’(남중부) 지역은 상파울루·고이아스·미나스제라이스주 등을 포함하며, 세계 최대 사탕수수 벨트로 꼽힌다.
Rich Asplund 기자는 기사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해당 자산에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본 기사는 투자 자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모든 데이터는 정보 제공용이다.
전문가 진단
글로벌 설탕 시장은 단기적으로 브라질 감산·ISO 공급 부족 전망 등에 힘입어 반등 여지가 있으나, 인도·태국 등 주요 아시아 생산국의 증산 및 수출 재개 여부가 중·장기 가격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 정부의 수출 허가 확대는 곧 공급 사이드의 구조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환율·운송비·원유 가격(설탕 → 에탄올 전환)에 따른 추가 변수를 복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