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하는 사람 vs. 쓰는 사람, 부부 재정관리 갈등 해법은?—재정 전문가의 조언

【커플 재정관리 가이드】
크게 다르거나 정반대의 지출 습관을 가진 두 사람이 사랑으로 맺어질 때, 돈 문제는 늘 관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다. ‘한 사람은 저축을, 다른 한 사람은 소비를 즐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은 미국 재정 정보 매체 고뱅킹레이츠(GoBankingRates)가 선정한 ‘톱 100 머니 전문가’ 시리즈의 열 번째 화두다.

2025년 8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싱글맘 재정 커뮤니티 ‘Wealthy Single Mommy’를 운영하며 『The 50/50 Solution』·『The Kickass Single Mom』의 저자로도 유명한 엠마 존슨(Emma Johnson)은 “재정대화는 ‘듣기(Listening)’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파트너 각자가 이미 완성된 성인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부모나 상사가 아니라 동등한 동반자로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자 확인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개인 자금’을 반드시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심리치료 현장에서도 이 원칙은 통용된다. 실제 미국 애리조나주의 Ascencion Counseling 같은 부부상담 센터는 공식 사이트에 재무 독립의 중요성을 별도 항목으로 배치하고 있다.


1. 재정적 독립성 존중

가장 흔한 해결책은 공동 계좌개별 계좌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부부가 월세·공과금·식료품 등 공동 생활비는 합계좌로 지불하되, 각각이 소득 비율에 맞춰 금액을 넣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50 대 50’이라는 경직된 기준 대신 소득 불균형에서 오는 감정적 마찰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개인 계좌를 통해 자신만의 소비 선택권을 유지할 수 있어 서로에 대한 통제감을 최소화한다.

“각자 일정 금액은 ‘허락 없이’ 써도 되는 돈으로 두라. 두 사람 모두 성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 엠마 존슨

2. 차이를 인정하며 사랑하기

존슨은 “돈에 대한 관점이 다르면 당연히 마찰이 생기지만, 그 차이를 학습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먼저 다음의 질문을 함께 던져보라고 권한다.

우리 돈은 공동 자산인가
개별 계좌 유지는 어떻게 느껴지는가
공동 비용을 소득 비례로 나눌 것인가, 균등 분할할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정답은 없다’는 사실이다. 소득·가사·육아 부담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듯, 재정 규칙도 탄력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존슨은 “언젠가는 상황이 뒤바뀔 수도 있으니, 역할이 바뀌었을 때의 감정까지도 가정해보라”고 조언한다.

커플 재정회의

3. ‘재정 팀’으로 함께 행동하기

반려견 훈련이나 명절 가족 행사처럼, 돈 문제도 ‘팀플레이’가 핵심이다. 존슨은 재정 대화를 ‘평생 이어지는 담화’로 정의한다. 단기적(1년 이내) 목표, 중·장기적(5년·10년·은퇴) 목표를 구분해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 참고 용어 설명
401(k)는 미국의 세제 지원형 개인퇴직연금 제도다. 회사가 일정 비율을 매칭(matching)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포기하면 사실상 ‘공짜 돈’을 잃는 것과 같다. 한국으로 치면 기업형 퇴직연금(DC)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유사하다.

존슨은 파트너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재정 데이트’를 갖는 방법도 제안한다. 집에서 간단한 식사를 준비하고 서로가 느끼는 수치심·불안·자신감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자리다. 이러한 ‘심리적 안전지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예상치 못한 재무 충격에서도 부부가 동맹 관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4. 재정 갈등을 줄이는 실천 팁

자동이체 설정 – 공동 계좌로의 이체를 월급일 직후로 고정해 논쟁의 여지를 없앤다.
지출 한도 상호 합의 – 특정 금액(예: 20만 원) 이상 구매 시 반드시 상의한다.
정기적 자산 점검 – 분기별로 순자산, 부채, 투자 성과를 확인하며 현실을 직시한다.
‘놀이터’ 예산 – 각자 100% 자유로 쓰는 금액을 책정해 소비 스트레스를 분산한다.

한국 부부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핵심은 ‘명확한 규칙과 자유의 균형’이다. 생활비를 100% 공유하는 맞벌이 부부, 한쪽 수입이 전부인 외벌이 가정 등 상황이 달라도 원리는 동일하다. 소득 기여도에 따른 불공정감을 줄이고, 동시에 소비 성향 차이를 존중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5. 결론

사랑과 돈은 별개일 수 없지만, 다른 재정 성향이 관계 종말을 의미하진 않는다. 정직·취약성·지속적 대화라는 세 가지 열쇠를 잡으면, 재정은 오히려 관계를 단단하게 만드는 접착제가 될 수 있다. 존슨은 “미래 설계를 긍정적이고 즐거운 파트너십의 일부로 만들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사는 고뱅킹레이츠의 ‘톱 100 머니 전문가’ 시리즈 일환으로, 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금융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