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주가, 5년 뒤 어디까지 갈까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관이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과거에는 군(軍)이나 연방대법원이라는 답이 나올 때도 있었으나, 오늘날 그 자리를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아마존(NASDAQ: AMZN)이다. 갈색 상자에 새겨진 웃는 화살표 로고는 미국 전역의 현관 앞을 점령했고, 하루에도 수없이 도로를 오가는 아마존 배송 트럭은 그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물리적 공간에서의 절대적 가시성이 곧 브랜드 신뢰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025년 8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신뢰는 단순한 노출 빈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고객이 기대한 시간 안에, 기대한 품질로 상품을 전달한다는 핵심 약속을 지켜 왔다는 점이 더 본질적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2024년에만 미국 내에서 40억 개 이상의 소포를 익일 배송했다. 규모와 복잡성을 동시에 관리하면서도 고품질 서비스를 유지하는 운영 역량이야말로 아마존을 신뢰의 아이콘으로 만든 핵심 동력이다.

그러나 아마존의 사업 영역은 전자상거래를 넘어 인공지능(AI)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AI 주도권을 둘러싼 자본·기술 경쟁이 치열한데, 알파벳(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조차 “투자를 과소(過少)하는 위험이 과다(過多)투자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언급했을 만큼 승자독식 구도가 명확하다. 아마존도 같은 판단 아래 매년 수십억 달러를 AI 연구와 인프라 증설에 투입하고 있으며, 그 최전선에는 클라우드 자회사 AWS(Amazon Web Services)가 서 있다.


하이퍼스케일러 AWS, AI 시대로 도약

AWS는 이미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1위 사업자다. AI 시대 개막 이후에는 데이터센터 구조를 GPU·ASIC 등 AI 연산 특화 설비로 재편하고, 기업 고객을 겨냥한 생성형 AI 플랫폼과 파트너십 상품군을 속속 출시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24년 1분기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19%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점유율 측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Azure가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2023년 1분기~2024년 1분기 사이 Azure 점유율은 23%→25%로 올랐고, AWS는 32%→31%로 미세하게 하락했다. 이 때문에 2024년 5월 AWS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교체되는 조직 개편이 단행됐으며, 2분기부터는 다시 1%p를 회복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잡은 상황이다.


마켓 리더 지위를 수성할 수 있을까

기술·자본 규모가 압도적인 빅테크 사이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MS는 OpenAI(챗GPT)의 전략적 파트너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AI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2023년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에 40억 달러를 투자하며 대응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Andy Jassy)는 2023년 주주서한에서 “AI 혁신의 상당 부분이 AWS 위에서 구축될 것”이라 못 박았다. 즉, 직접적인 AI 서비스 점유보다 토대(플랫폼) 제공을 통해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향후 5년간 생성형 AI 인프라 시장이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설령 AWS가 1~2%p의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파이가 커지면 매출 절대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기 때문에 구조적 성장 여력은 유효하다. 게다가 MS·구글에 집중된 대형 모델 의존도가 분산되면, 다양한 AI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제공자를 분산 선택할 가능성이 커져 AWS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밸류에이션, 여전히 부담일까

아마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3배다. 절대 수치로는 높은 편이지만, 과거 평균보다 소폭 낮다. 이익·현금흐름이 AI·광고·프라임 멤버십 등 다각화 수익원에 힘입어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프리미엄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다.

“향후 5년은 AI 대전환의 골든타임이다. 아마존이 구축한 물류 네트워크와 AWS의 플랫폼 파워가 결합되면, 전자상거래·클라우드·광고 3축이 선순환하며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거시 경제 불확실성, 규제 리스크, 그리고 빅테크 간 AI 특허 분쟁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결국 장기 성장 스토리에 확신을 가진 투자자라면 분할 매수 전략을 검토할 만하다.


용어 풀어보기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해 클라우드·AI 연산을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AWS·MS Azure·구글 클라우드가 대표적이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챗GPT, 이미지 생성 모델이 여기에 속한다.


전문적 시각

필자는 아마존이 향후 5년간 S&P 500 지수를 상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미국 내 온라인 리테일 지배력은 물류 혁신이 복제 불가능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둘째, AWS는 AI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처 중 하나다. 셋째, 광고 사업은 고마진 구조로 이익률 개선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PER이 높더라도 이익 성장이 뒷받침된다면 상대적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아마존은 ‘신뢰’라는 브랜드 자산과 ‘플랫폼’이라는 인프라 자산을 모두 보유한 보기 드문 기업이다. 투자자라면 단기 변동성보다는 구조적 성장 모멘텀에 주목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