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본지 특파원 —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소비자심리 악화와 금리 인하 기대 약화에 따라 혼조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0% 하락한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상승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0.43% 떨어졌다.
2025년 8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mini S&P 선물은 -0.22%, 나스닥 선물은 -0.44% 하락했다. 시장은 미시간대 8월 소비자태도지수 부진,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 3bp 상승(4.318%), 그리고 연준(Fed)의 9월·10월 연속 금리인하 기대 약화를 주요 부담 요인으로 해석했다.
소매판매·산업생산·임페리얼지수 등 지표 혼조
7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시장 기대치(+0.6%)를 소폭 하회했으나, 6월 수치가 +0.9%(기존 +0.6%)로 상향 조정돼 전체적으로는 ‘무난’한 결과로 평가됐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를 기록해 예상을 충족했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0.1%로 컨센서스(0%)에 못 미쳤고, 제조업 생산은 보합세를 보였지만 6월 수치는 +0.4%로 상향됐다. 반면, 뉴욕 연은이 발표하는 8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1.9를 기록하며 예상치(0)를 크게 웃돌았다.
“서비스 부문의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는지 추가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 — 오스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
굴즈비 총재는 7월 CPI 중 서비스물가 강세를 우려하며, 최소 한 차례 더 물가 지표를 확인한 뒤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소비자심리 급락·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미시간대 8월 예비 소비자태도지수는 58.6으로 전월 대비 3.1p 하락, 시장 전망치(62.0)를 크게 밑돌았다. 응답자의 58%가 ‘물가 부담’으로 지출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9%, 5~10년 기대치는 3.9%로 모두 상승했다.
중국 경기 둔화도 부담
같은 날 발표된 중국 7월 소매판매(+3.7% YoY)와 산업생산(+5.7% YoY)이 모두 예상치를 하회했다. 실업률은 5.2%로 전월 대비 상승했으며, 부동산 투자 감소폭은 -12.0%(누계 기준)로 확대됐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갈등 및 중국 정부의 ‘과당 경쟁’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다.
트럼프, 반도체·철강 추가 관세 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와 그다음 주에 철강, 그리고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반도체 100% 관세를 거론하며 미국 내 생산 기업에는 면제를 시사했고, 일각에서는 200~300% 관세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13일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했고, 14일에는 인도산 수입품 관세율을 25%→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Bloomberg Economics는 모든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평균 미국 관세율이 기존 13.3%에서 15.2%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2024년: 2.3%).
금리 선물·채권시장 반응
연방기금선물은 9월 FOMC -25bp 인하 확률을 85%로, 10월 추가 인하 확률을 40%로 낮췄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3.3bp 올라 4.318%를 기록했으며, 독일 10년물 금리는 2.788%(+7.6bp), 영국 10년물은 4.696%(+5.6bp)로 동반 상승했다.
‘매그니피슨트 세븐’ 혼조… 테슬라 약세
거대 기술주 가운데 테슬라가 -1.49%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알파벳과 메타는 소폭 상승, 아마존은 보합권을 나타냈다. 반면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H)은 버크셔 해서웨이‧앱팔루사 매수 사실이 알려지며 +12% 급등해 다우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도체 섹터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14%), KLA(-8.4%), 램리서치(-7.3%) 등 대부분 약세였다. 인텔은 ‘미 정부의 칩스법 자금으로 지분투자 검토’ 보도가 나오며 +2.7% 상승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이 -0.7% 하락했고, 라이엇 플랫폼즈(-7.5%), 코인베이스(-2.2%) 등 관련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실적 시즌: ‘어닝 서프라이즈’ 지속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S&P500 기업의 2분기 EPS 증가율은 +9.1%로, 어닝 시즌 직전 예상치(+2.8%)를 크게 상회했다. 보고를 완료한 82% 기업 중 82%가 시장 전망을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어닝 캘린더에 따르면 18일에는 팔로알토 네트웍스, XP 등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PPI는 생산자물가지수로, 기업이 부담하는 도매단계 물가를 의미한다. FOMC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다. E-mini 선물은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는 주가지수 선물 계약을 뜻하며, 개인투자자가 지수를 추종·헤지할 때 활용한다.
기자 해설·전망
현재 시장은 ‘소비 둔화 vs. 성장 탄력’의 미묘한 균형 위에 서 있다. 소비자신뢰 지표는 약세이나, 소매판매·어닝 서프라이즈는 여전히 경기 저력을 시사한다. 다만 관세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어 반도체·자동차·리테일 업종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미 국채 금리가 4.3%선을 고착화한다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통화정책 회의 전까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