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가격, 2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브라질 수출 급감·재고 감소가 동력

커피 선물시장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12.40센트(+3.80%) 급등했으며, 9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U25) 또한 62달러(+1.52%) 뛰어올라 나란히 2개월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랠리는 숏커버링(공매도 청산)과 기술적 매수세가 겹치면서 가속화됐다. 여기에 주 초 브라질 일부 산지에서 발생한 서리 피해, 브라질의 커피 수출 감소, ICE 창고 재고 축소 등 기본적(펀더멘털) 호재가 동반돼 상승 동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브라질 수출 급감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핵심 변수다. 브라질 통상부는 지난 수요일, 7월 볶지 않은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줄어든 16만1,000톤(161,000 MT)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브라질 커피 수출업자 협회(Cecafe)는 7월 그린(생)커피 수출이 -28% 감소한 240만 포대(60㎏ 기준, 이하 동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아라비카 수출은 -21%, 로부스타 수출은 -49% 폭락했다. 결과적으로 7월 총수출은 -28% 급감한 270만 포대에 머물렀으며, 1~7월 누적 수출도 -21% 감소한 2,220만 포대에 그쳤다.

재고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창고 재고는 목요일 1.25년 만의 최저치인 72만6,661포대로 감소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수요일 6,928랏(1랏≈10톤)의 2주 최저까지 떨어졌다. 참고로 7월 28일 1년 최고치 7,029랏을 기록한 뒤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도 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브라질산 커피를 50% 관세 면제 품목에서 제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해당 관세가 발효될 경우, 브라질의 대미(對美) 수출이 위축되고 현지 재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기상·수확 동향

전주 브라질 주요 산지에 평년 대비 109%(4.8㎜)의 강수량이 기록돼 건조 우려가 완화됐다. 일반적으로 풍부한 강수는 꽃눈 분화와 생육을 돕기 때문에 가격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브라질 2025/26년도 커피 수확은 94% 진행돼 전년 동기(92%)를 앞서고 있다(Safras & Mercado 8월 6일 기준). 구체적으로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 수확이 완료됐다.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인 Cooxupe는 조합원들의 수확률이 8월 8일 현재 80.4%라고 밝혔다.


국제 수급 지표

국제커피기구(ICO)는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1,169만 포대(+7.3% y/y)로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10월~6월 누적 수출은 소폭(-0.2%) 감소한 1억414만 포대를 기록해 장·단기 지표가 엇갈렸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도 브라질 생산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 생산이 6.9% 늘어난 3,100만 포대(4년 만의 최대치)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세계 전체 생산은 2.5% 늘어난 1억7,868만 포대(사상 최대)로 예상했으며, 2025/26기 말 재고가 4.9% 증가한 2,281만9,000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 하우스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에 달해,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전년 550만 포대 부족보다 적자폭이 확대된 수치다.


베트남 변수

극심한 가뭄으로 베트남 2023/24년도 생산은 -20% 감소한 147만2,000톤(4년 최저)으로 추산된다.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 역시 -17.1% 감소한 135만톤에 그쳤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년 생산 전망치를 종전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베트남 통계총국은 올해 1~7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105만톤이라고 밝혔다.


용어 해설(초심자용)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는 커피 두 품종으로, 전자는 부드러운 향·맛으로 고급 원두로 평가받고 후자는 높은 카페인과 강한 바디감을 특징으로 한다. 포대(bag)는 국제 커피 거래 단위로 60㎏을 의미하며, 랏(lot)은 ICE 선물시장에서 약 10톤에 해당한다. 또 숏커버링은 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한 매수 행위로 급등장을 촉발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참여자들은 브라질 관세 변수라니냐 재발 가능성을 주요 리스크로 꼽고 있다. 특히 라니냐가 발달하면 브라질 남동부에 서리·한파 위험이 높아져 아라비카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엘니뇨 약화와 충분한 강수는 단기 가격 조정 요인이다.

향후 가격 흐름은 ① ICE 재고 추이, ② 브라질·베트남 수출 회복 여부, ③ 미국 관세 정책 결정, ④ 글로벌 매크로(달러·금리·원자재 투자 수요)에 달려 있다. 업계는 “단기적으로 기술적 과열 신호가 감지되지만, 구조적 아라비카 공급 부족과 로부스타 생산 불확실성이 유지되는 한 하락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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