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론 제조업체 레드캣 홀딩스(NASDAQ: RCAT) 주가가 무너졌다. 1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레드캣 주가는 전일 대비 11.7%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자극했다. 숏셀러 퍼지 판다 리서치(Fuzzy Panda Research)가 생산 역량과 군 계약의 실질성을 전면 부정한 보고서를 공개한 것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퍼지 판다는 20여 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레드캣은 수작업으로 조립되는 드론을 판매하고 있으며, 초기 시험 단계에서 60%의 고장률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제조 공정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병목 현상이 상시화됐고, 대량 생산 능력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전직 직원들의 익명 증언도 담겼다.
핵심 인력 이탈도 문제로 지적됐다. CTO(최고기술책임자), 소프트웨어 디렉터, 제조 총괄 책임자가 잇달아 사임하면서 레드캣이 대규모 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적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퍼지 판다는 “현재 레드캣 조직도에는 생산 라인을 확장할 만한 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미군과의 계약 규모 축소 의혹도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레드캣이 체결했다고 밝힌 LRIP(Low-Rate Initial Production) 계약 규모는 총 690대로, 제프 톰슨(Jeff Thompson) CEO가 주주들에게 언급한 수치보다 무려 46% 낮다. 퍼지 판다는 “기업이 계약 규모를 과장함으로써 향후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숏셀러는 재무 관행에도 날을 세웠다. 보고서는 레드캣이 유상 홍보(paid stock promotion)를 활용해 주가를 부양했고, ‘독성 데스 스파이럴 전환사채(toxic death spiral convertible notes)’를 발행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켰다고 비판했다.
“데스 스파이럴 전환사채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전환가액이 낮아져 발행 회사의 주식 발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가가 회복되기 전까지 지속적인 희석 리스크에 노출된다.”
스카이디오(Skydio)와의 비교도 눈길을 끈다. 퍼지 판다는 “미군 동일 프로그램에서 스카이디오는 이미 수백 대의 드론을 납품했지만, 레드캣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기술력과 실적 면에서 현격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전문가 해설
① LRIP: 본격 양산 이전의 ‘소량 초기 생산’ 단계로, 군용 장비의 실전 배치 전 마지막 검증 절차다.
② 데스 스파이럴 전환사채: 전환가가 주가와 연동돼 하락 압력을 키우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주가 지옥’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전문가 시각
기술‧제조 인프라를 둘러싼 의구심이 현실화될 경우, 레드캣은 미군 계약 이행 차질과 추가 자금 조달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핵심 인력 공백은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렵다는 점에서 주가 변동성이 장기화될 여지가 있다.
레드캣은 퍼지 판다의 지적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발표한 2분기 실적은 EPS와 매출 모두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금융시장에서는 숏 리포트와 실적 부진이 맞물리며 추가 하락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레드캣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미군 LRIP 계약 세부 내용을 재공시할지 여부.
둘째, 이탈한 핵심 인력의 후임자 확보 계획.
셋째, 추가 희석성 자금 조달 여부와 조건.
이 세 가지가 단기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은 레드캣의 대응 속도와 투명성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