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세계 최대 전자제품 주문생산(EMS) 업체 폭스콘(Foxconn, 대만증권코드 2354)이 인공지능(AI) 서버 사업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바탕으로 모건스탠리로부터 목표주가 상향 조정을 받았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폭스콘의 목표주가를 기존 220대만달러(NT$)에서 250대만달러로 13.6% 끌어올리고,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이는 AI 서버 매출 급증과 비용 절감을 통한 마진 개선을 근거로 제시한 결정이다.
■ 2분기 실적: 예상을 뛰어넘은 수익성
폭스콘은 2025 회계연도 2분기(4~6월) 총이익률 6.3%, 영업이익률 3.2%를 기록했다. 이는 모건스탠리 추정치를 모두 상회한 수치로, 대규모 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와 철저한 원가 관리가 기여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44억 대만달러로, 예상치를 38% 웃돌았다. 비(非)영업 부문의 이익 기여가 컸다는 점도 눈에 띈다.
■ AI 서버 랙 출하, ‘분기 300%’ 급증 전망
폭스콘은 3분기 AI 서버 랙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300%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선 2분기 AI 서버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난 데 이어, 3분기에는 매출이 170% 이상 뛸 전망이다. 업계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와의 공급 계약 확대, 각국 정부가 추진 중인 ‘주권 AI’ 프로젝트 수주가 실적을 끌어올릴 핵심 동인으로 지목된다.
모건스탠리 샤런 시 애널리스트는 “경영진은 2025년 3분기 AI 서버 랙이 전분기 대비 3배 성장하고, 2026년에도 CSP 및 정부 프로젝트에서 점유율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 ‘클라우드·네트워킹’, 전체 매출 절반 넘본다
시 애널리스트는 2026년 폭스콘의 클라우드·네트워킹 사업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해 최대 사업 부문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폭스콘은 미국 텍사스·위스콘신·오하이오 등지에 AI 서버 생산 능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 내 AI 서버 관련 설비 투자액은 15억 달러(약 1조 9,800억 원)를 넘어섰다.
■ 실적 추정치 및 밸류에이션 재조정
강력한 2분기 실적을 반영해 모건스탠리는 폭스콘의 2025·2026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을 14%, 2027년 추정을 9% 상향 조정했다. 잔존이익(residual income) 가치평가 모델을 적용해 자기자본비용 8.5%, 중기 성장률 13%, 영구 성장률 3%을 가정했으며, 2026년 예상 이익의 16배를 적정 밸류에이션으로 제시했다. 강세(불 케이스) 시나리오에서는 목표주가를 350대만달러까지 제시했다.
■ 용어 해설: AI 서버 랙·잔존이익 모델
AI 서버 랙은 데이터센터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GPU·ASIC 기반 서버를 모듈화한 장비로, 대규모 전력·냉각 솔루션이 필수다. 잔존이익 가치평가 모델은 기업의 장부가치와 앞으로 창출할 초과이익을 더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할인현금흐름(DCF) 모델 대비 자본 비용 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 기자의 시각
폭스콘의 AI 서버 진출은 단순 부품 조립에서 벗어나 시스템 통합 솔루션 업체로 진화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내 공격적 투자는 공급망 재편 흐름과 ‘친(親)미국 생산기지 확보’ 전략에 부합한다. 다만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투자 회수 기간과, AI 서버 시장 경쟁 심화가 중장기 리스크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스콘이 보유한 제조 공정 최적화 능력과 글로벌 고객망은 향후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