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함께 유나이티드헬스 주식 대거 매수

‘빅 쇼트’로 유명해진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미국 최대 민간 건강보험사유나이티드헬스(UnitedHealth Group) 주식과 콜옵션을 대량으로 사들인 사실이 13F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이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같은 분기에 해당 종목을 신규 편입한 것과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8월 14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버리의 투자 운용사인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Scion Asset Management)는 6월 말 기준 유나이티드헬스 보통주 2만 주(가치 약 600만 달러)와 더불어, 보유 주식 수를 35만 주로 환산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call option contracts)을 보유하고 있었다. 공시에는 옵션의 행사가격·만기·프리미엄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해당 계약이 내포한 명목가치(notional value)1억 900만 달러를 상회하였다.

UnitedHealth 본사 전경

콜옵션은 기초자산이 일정 가격 이상 상승할 때 이익을 얻는 파생상품이다. 버리가 콜옵션을 통해 취한 전략은 주가 반등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현물보다 낮은 초기 자금으로 레버리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공시 시차(분기 종료 후 45일) 때문에, 버리가 현재까지 동일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에 유나이티드헬스 주식 500만 주 이상을 매수해 자사 포트폴리오 18번째 비중으로 편입했다.”

버핏의 ‘오마하의 오라클’ 다운 매수 결정은 가치투자 관점에서 주가 저평가 구간 진입을 의미한다는 해석을 낳았다. 버크셔 포트폴리오 내 순위는 아마존,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에 이어 18위다.

유나이티드헬스 주가는 2025년 들어 연초 대비 46% 하락해 투자자 신뢰가 급격히 약화된 상태다. 경영진 교체(CEO 교체)·보험금 지급 확대·보험 규제 우려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핏과 버리라는 두 ‘빅 네임’이 동시 기민하게 매수에 나서면서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

버리의 2분기 포트폴리오 이동

버리는 유나이티드헬스 외에도 소비재 섹터에 무게를 두었다. 그는 룰루레몬 애슬레티카(Lululemon Athletica)·에스티 로더(Estee Lauder)·중남미 전자상거래 기업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상당 규모의 신규 지분을 확보했다. 이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 고가 소비재·프리미엄 브랜드가 탄력적 수요를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반면 투자자들이 늘 주목하는 버리의 ‘베어리시(하락) 베팅’은 이번 분기 공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공시에 기재되는 13F 보고서는 롱 포지션(매수·콜옵션)만 공개되며, 숏 포지션·풋옵션은 별도 공시 의무가 없다. 따라서 버리가 주택담보부증권(MBS)을 공매도해 대박을 거뒀던 2008년 사례와 같은 하락 베팅을 병행했는지는 미지수다.

마이클 버리

13F 보고서가 갖는 함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운용 자산 1억 달러 이상의 기관투자자는 분기 종료 45일 이내에 보유 종목을 공개해야 한다. 이는 시장 투명성을 높이지만, 활발한 트레이더에게는 최대 6주 동안 ‘블랙박스’ 구간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버리·버핏·소로스 등 유명 투자자의 포지션이 실제 공개 시점에 이미 수정·청산됐을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본지 취재진이 접촉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버리와 버핏의 동시 매수는 유례없는 시그널”이라며,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헬스케어 대형주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으로 낮아졌다는 공통된 판단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헬스케어 지출 증가메디케어 애드밴티지 시장 성장을 감안하면, 유나이티드헬스는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건강보험 산업은 정책·규제 리스크에 민감하다. 2024년 미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의료보험료 인상 억제 ▲의료서비스 가격 규제 ▲약가 인하 등의 공약이 부각됐고, 이는 유나이티드헬스를 포함한 보험·제약업체에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투자자들은 버리·버핏의 매수 사실만으로 섣불리 추종하기보다는, 각자의 위험 선호도와 투자 기간, 그리고 헬스케어 정책 변화에 대한 이해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파생상품(콜옵션) 활용 시 시간가치 하락(세타)변동성(Vega) 변화를 세밀히 관리해야 한다.


용어 설명Glossary

  • 콜옵션(Call Option) – 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매수하는 계약. 기초자산 가격이 행사가격을 초과할수록 이익이 커진다.
  • 13F 보고서 – SEC 규정에 따라 대형 기관투자자가 분기마다 제출하는 투자 내역 공개 문서. 매수·콜옵션 같은 롱 포지션만 포함된다.
  • 명목가치(Notional Value) – 파생상품 계약이 암시하는 총 기초자산 금액. 실제 투자 원금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