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스트 패션 기업 쉬인(Shein)의 영국 법인이 2024 회계연도에 매출 20억5,000만 파운드(£2.05 billion)와 순이익 2,860만 파운드(£28.6 million)를 달성했다고 영국 기업등기소(Companies House)에 제출한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HEIN Distribution UK Limited로 등록된 이 회사는 2024년 동안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영국 내 패션 의류·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 회사 측은 “온라인 기반 판매 모델은 물리적 재고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팝업 스토어(pop-up shop)※를 리버풀에 개설했으며, 12개 도시를 순회한 ‘크리스마스 버스 투어’를 진행했다. 또한 런던 킹스크로스와 맨체스터에 신규 사무실을 개설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현지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했다.
2024년 말 기준 순자산은 5,770만 파운드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400만 파운드를 차지했다. intra-group 부채는 100만 파운드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총 91명의 직원이 근무했는데, 주로 마케팅 부서에 배치됐다. 이는 전년 대비 인력 구조를 디지털 마케팅 중심으로 재편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성별 구성은 남성 23명, 여성 68명으로 보고됐으며, 12월 31일 기준 여성 이사 2명, 여성 임원급 관리자 5명이 재직 중이었다. 남성 임원급 관리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주목된다. 총 배출량이 2023년 32.73tCO₂e에서 2024년 23.30tCO₂e로 감소했다. tCO₂e는 ‘Tonnes of Carbon Dioxide Equivalent’의 약어로, 다양한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단위다.
회사는 “구매 전력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줄여 배출량 감소 효과를 얻었지만, 출장 증가로 인한 일부 배출 증가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위험요인도 제시됐다. 회사는 “패스트 패션 특성상 공급망 지연과 원부자재 수급 불안정이 핵심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특히 공급업체에서 소비자까지 운송 과정의 지연이 판매 차질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브랜드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환율 변동·운송비 상승·공급업체 단가 인상이 제품 원가를 밀어 올려 가격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 IT 시스템 장애나 인프라 중단 시 소비자 주문이 불가능해질 위험도 언급했다. 이는 “매출 손실로 직결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 같은 거시경제 압력이 소비자의 구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패스트 패션 특유의 ‘저가·대량’ 모델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영국 내 규제 변경 시 일부 상품을 플랫폼에서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며, 준법 감시 비용 증가를 예상했다.
한편 쉬인은 올해 초 홍콩 증권거래소(IPO) 비공개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이는 영국 규제 당국의 승인 지연에 따른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앞서 회사는 런던 증시에 상장하려 했으나 규제 문제로 난항을 겪어 방향을 틀었다. 전문가들은 “홍콩 상장 추진은 글로벌 투자자 유치와 가치 재평가를 동시에 노린 포석”이라며, 쉬인의 디지털·글로벌 공급망 전략이 영국 이외 시장에서도 확장성을 가질지 주목된다고 진단한다.
※팝업 스토어는 단기간 임시로 운영되는 매장으로, 소비자 체험과 브랜드 홍보를 동시에 노리는 이벤트형 매장 형태다.
기자 의견: 본 보고서는 패스트 패션 업계가 직면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압력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두 축을 잘 보여준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공급망·규제·IT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영국 내 높은 생활비와 환경 규제 강화는 향후 쉬인의 가격·제품 전략에 변곡점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