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글로벌 증시가 주목하는 결정적 한 주

증시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는 가운데,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러시아 알래스카 정상회담, 와이오밍 잭슨홀 중앙은행 심포지엄, 그리고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가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2025년 8월 15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지정학·통화정책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며 포트폴리오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모두가 기다려 온 회담”으로 불리는 알래스카 북·미 회동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1. BEGINNING OF THE END? ― 알래스카 트럼프·푸틴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 각국 정상들은 미·러가 직접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제되거나, 우크라이나가 불리한 조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러나 합의가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유럽 증시는 물론 유로화와 우크라이나 국채가 즉각적인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또한 3년째 이어진 전쟁이 끝나면 전 세계(미국 제외)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물론 악마는 세부 사항에 있다. 설령 휴전 협정이 체결돼도 유럽이 러시아를 즉시 포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방위산업주의 일방적 상승세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추세가 완전히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2. JACKSON HOLE-IN-ONE ― ‘잭슨홀’이 불러올 변수

‘잭슨홀’은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 리조트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가 연례 심포지엄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이 직접 참석해 통화정책 방향성을 시사하는 자리로, 금융시장의 ‘썸머 캣닢’으로 통한다. 올해 행사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 위치한 증시와, 파월 의장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압박 발언 속에서 개최된다.

시장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IBKR)은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긋는 순간 리스크오프 매도가 거셀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낙관적인 발언을 하면 과열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황홀경에서 상승장이 끝난다”는 경고음을 울렸다.

• 용어 설명: 잭슨홀 심포지엄은 1982년부터 시작된 고위급 경제 정책 포럼으로, 각국 중앙은행 총재·학계·시장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거시 이슈를 논의한다. 역사적으로 버냉키 ‘양적완화(QE)’·드라기 ‘뭐든 할 것’ 발언 등 굵직한 정책 발표가 나온 전례가 있어 시장 파급력이 크다.

3. STAGFLATION NATION ― ‘경기 침체+물가 상승’ 공포

Bank of America(BoA)가 글로벌 기관투자자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0%가 “미국발 스태그플레이션이 3개월 이내 지배적 투자 환경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둔화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악의 복합 위기로 꼽힌다.

Société Générale는 스태그플레이션 수혜주 바스켓이 올 들어 S&P500 지수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음 주 발표될 미국·유럽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관세 인상이 실제 경기 둔화를 초래했는지 사전 신호를 제공할 전망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주식 거품을 키우지만, 실질 붕괴 시점은 내년 이후”라고 내다봤다.

• 용어 설명: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침체(Stagn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는데도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통화·재정 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특징이다.

4. OUTLIER ― BOJ, 물가 지표로 드러난 ‘홀로서기’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연착륙을 위해 속도전 인하에 나서는 가운데, 일본은행(BOJ)만은 긴축으로 방향을 틀 계획이다. 23일 발표될 7월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주목받는 이유다.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해 목표치 2%를 3년 넘게 웃돌았다.

하지만 카즈오 우에다 BOJ 총재는 “기초적 인플레이션(임금·내수 중심 지표)이 낮다”며 점진적 금리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와 ‘잘못된 물가 상승’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본의 ‘노멀라이제이션’ 가도는 예고 없는 커브가 될 수 있다.

5. PICK ME ― 중남미 선거 슈퍼사이클 개막

볼리비아는 18일 대선(1차)을 치르며, 이후 10월 결선투표 가능성이 있다. 2022년 ‘핑크 타이드’(좌파 연대) 이후 칠레·콜롬비아·브라질에서 좌파 정부가 집권했으나, 시장 친화적 우파 회귀 여부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선거를 앞두고 볼리비아 국채는 “경제 파산 직전에서 탈출할 기회”에 베팅한 매수세로 랠리를 이어갔다. 이어 아르헨티나는 9~10월 지방선거, 칠레는 11월 대선, 내년 3월 콜롬비아 총선·5월 대선, 4월 페루 대선, 2026년 10월 브라질 대선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


전망과 전략 ― 기자의 시각

글로벌 자산 가격은 ‘저금리·풍부한 유동성’에 중독돼 있어,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모멘텀 트레이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알래스카 회담 결과에 따른 유럽 방위산업주 조정, ▲잭슨홀에서의 파월 발언이 촉발할 미국 주식·채권 변동성, ▲BOJ 행보가 불러올 엔화 환율 급변을 고려하면, 방어적 헤지 전략이 필수적이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부각되는 시점에서는 원자재·고배당주·인프라 자산 비중을 높여 실질 수익률 방어를 도모해야 한다. 반면, 과대평가된 빅테크와 경기민감주는 순환적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결론적으로, “다중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분산투자”가 이번 주를 헤쳐 나갈 핵심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