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PPI에도 끄떡없는 뉴욕 증시, 유럽 개장 앞둔 글로벌 투자자들의 셈법

【글로벌 마켓 브리핑】 미국 도매물가(PPI)가 예상을 웃도는 ‘핫(hot) 지표’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주식시장인 뉴욕 증시는 강세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유럽 장 개장 전후 투자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5년 8월 1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장 시간대 S&P500 지수 선물은 0.2% 상승세를 지켰고, 나스닥 100 선물은 사흘 연속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낙폭을 제한했다. 동시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bp 하락한 4.2732%로 후퇴하며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이번 PPI 급등으로 인해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50bp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접었다.

CMEFedWatch Tool에 의하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전일 100%에서 92.1%로 하향됐다.

그럼에도 ‘소폭 인하’ 기대는 굳건하다는 점이 투심을 지지했다.


아시아 시장: 일본 호조 vs 중국 둔화

아시아 두 거대 경제권의 경제지표도 대비를 이뤘다. 일본에서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1.0% 성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Nikkei 225 지수가 1.2% 반등했다. 이는 6거래일 연속 상승 뒤 가장 큰 일일 조정을 보인 전일 낙폭(4월 11일 이후 최대)을 상당 부분 만회한 셈이다.

반면 중국은 7월 소매판매·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가 예측치를 밑돌았다. 홍콩 항셍지수는 1.2% 하락했지만, 대형주 중심의 CSI300은 ‘추가 부양 기대’에 0.5% 올랐다. 인도와 한국 증시는 공휴일로 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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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통화: ‘엔화 강세’와 미 국채 랠리

엔/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 속에 0.3% 내려 147.64엔을 기록했다. 이는 9월 19일 예정된 일본은행(BOJ) 회의를 앞둔 시장의 추가 신호 해석에 무게를 더했다.

미 국채 수익률 곡선에서는 장·단기 수익률 모두 하락했지만 핵심은 실질금리 상승이 당분간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PPI 쇼크 직후에도 장기물 금리가 즉각 급등하지 않은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원자재: 유가·금·환율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66.79달러로 0.1% 하락, 이틀 전 기록한 2개월 최저치 근방에서 등락했다. 이날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이 주요 변수다.

루체른에셋매니지먼트의 마크 벨란 투자책임자는 “

‘첫 회담은 시장 ← 강력한 가격 결정 이벤트가 아니다. 2차 회담을 위한 탐색전 성격이 크다’며 ‘휴전이 성사될 경우 유로 강세·달러 약세, 실패 시 그 반대’

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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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캘린더·유럽 변수

유럽 세션에서는 7월 유로존 외환보유액이 발표된다. 영국 재무부는 1개월·3개월·6개월 국채를 재개장(Reopening) 방식으로 입찰할 예정이다. 하드 데이터보다는 채권 수요 모니터링이 영국 단기 금리 방향성에 핵심이 될 전망이다.


용어 풀이 및 해설※투자자 필독

PPI(Producer Price Index,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 간 거래 단계에서 형성된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의미한다. 소비자물가(CPI)보다 선행성이 높아 인플레이션 예측지표로 활용된다.

FedWatch Tool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제공하는 파생상품 시세 기반 FOMC 금리 인하·인상 확률 추정 서비스다. 연방기금선물 가격에 암묵적으로 내재된 금리 기대치를 실시간으로 계산한다.

Reopening은 이미 발행된 국채를 동일 조건으로 추가 발행해 유통량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신규 발행과 달리 쿠폰과 만기가 동일해 기존 채권과 완전 대체가 가능하다.


전문가 시각

도매물가 쇼크에도 S&P500 선물이 상승을 지킨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자리한다. 첫째, ‘인하 폭 축소’는 이미 가능성으로 인지됐던 만큼 투자자들은 더 큰 변동성을 원인이 아닌 기회로 해석한다. 둘째,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속에서도 미국 기업 실적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미국 예외론’이 재확인되고 있다.

유럽 투자자에게 관건은 유가와 달러 지수(DXY)다. 트럼프–푸틴 회담 결과가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좁힌다면 원유 변동성이 축소되고, 이는 유럽 제조업에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유로화 강세를 촉발할 수 있다. 결국 ECB의 통화정책 여지는 미·러 관계와 에너지 가격 사이에서 미묘하게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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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원문을 토대로 한 심층 번역·해설이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에게 있음을 유의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