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인도—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5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인도의 첫 완전 국산 반도체(semiconductor) 칩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기술 주권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같은 연설에서 에너지와 핵심 광물의 자급역량 제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부 지원 확대…4개 신규 팹에 4,600크로어 루피 투자
이번 발표는 인도 연방 내각이 불과 며칠 전 ‘인도 반도체 미션(India Semiconductor Mission)’ 아래 4개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를 승인한 직후 나왔다. 총 투자액은 약 4,600크로어 루피(약 7억 달러)로 집계된다.
“반도체 독립은 21세기 인도의 산업 전략에서 가장 핵심적인 축이다.” — 나렌드라 모디 총리
글로벌 투자자 대거 참여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국 인텔(Intel)과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등 글로벌 기술·방산 대기업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업계는 이를 “인도 반도체 생태계에 대한 국제적 신뢰의 방증”으로 해석한다.
6곳 추가 공장 건설…구자라트·아삼·우타르프라데시 등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정보기술부 장관은 최근 “구자라트, 아삼, 우타르프라데시 등에서 총 6개 추가 팹(fab) 공장이 공사 중”이라며 “이들 시설에서 곧 ‘메이드 인 인디아’ 칩이 양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란? — 스마트폰·자동차·국방 장비 등 전자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한 국가의 반도체 제조 능력은 경제·안보 양 측면 모두에서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미·중 관세 전쟁 속 ‘제3축’ 모색
모디 정부의 행보는 최근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한 대응 차원도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 수입품에 총 50% 관세를 부과했으며, 그 중 25%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제시했다.
관세(tariff)* — 국가가 특정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국내 산업 보호나 외교·안보 목적의 압박 수단으로 활용된다.
*높은 관세는 소비자 가격 상승과 공급망 재편을 유발할 수 있다.
에너지 독립을 향한 ‘국가 심해 탐사’
모디 총리는 “인도는 곧 국가 심해 탐사(national deep-water exploration) 임무를 시작해 에너지 자원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석유·가스 수입 의존도를 낮춰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반도체-에너지 동시 자립”을 내세운 모디 정부의 구상을 ‘공급망 다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전략의 결합으로 평가한다. 특히 세계 반도체 공급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동아시아에 대한 의존을 완화함으로써, 인도는 글로벌 IT·방산 기업의 신규 투자 거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부 경제학자는 “막대한 보조금이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수입 대체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지출을 상쇄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일정
• 2025년 4분기: 첫 국산 반도체 칩 상업 출시
• 2026년~2027년: 추가 6개 팹 단계적 가동 예상
• 2030년: 반도체·배터리 소재 등 핵심 광물 자급률 75% 달성 목표
이처럼 인도는 기술·에너지 양 분야에서 자립도를 높여 “세계 제조·혁신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