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가 모든 미국인에게 100달러씩 준다면, 그의 재산은 얼마나 남을까

마크 저커버그(Meta Platforms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최근 인공지능(AI) 기능 확대, 광고 수익 개선, 메타버스 사업 구조조정 효과 등에 힘입어 개인 순자산이 2,481억1,000만 달러(약 348조 원)까지 치솟으며 포브스 집계 세계 부호 3위에 올라 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그가 미국 전 인구에게 각각 100달러를 증정한다는 가정을 적용하면 그의 막대한 재산이 실제로 어느 정도 감소할지에 대한 계산이 화제가 됐다.

포브스Worldometer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인구는 3억4,729만83​4명이다. 이는 100달러 지폐로 환산하면 무게만 약 3,500톤에 달하며, 지폐를 일렬로 놓으면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네 차례 이상 왕복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C-note”라는 표현은 미국 속어로 100달러 지폐 한 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1863년 남북전쟁 시기 발행된 100달러권에 ‘C’(라틴어 100)가 인쇄된 것에서 유래했다.1 따로 환율 변동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미국 내에서는 휴대전화 요금, 수도·가스 요금, 인터넷 요금 등을 한 달 치 이상 납부할 수 있는 실질 purchasing power를 지닌 액수다.


● 지급에 필요한 총액
100달러×3억4,729만83​4명 = 347억2,908만3,400달러(약 48조6,000억 원)이다. 서민 입장에서는 0이 너무 많아 감이 잘 안 오지만, 34.7억 달러가 아니라 34.70억 달러라는 점이 포인트다.

● 순자산 변동
지급 직후 저커버그의 자산은 2,481억1,000만 달러에서 2134억 달러로 감소한다. 포브스 실시간 집계(2025년 8월 기준)를 적용하면 그는 순위가 단 한 단계만 하락해 4위를 기록하며, 2,368억 달러의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가 다시 3위로 올라선다.

“저커버그가 전 국민에게 100달러씩 나눠 줘도, 여전히 평균 미국인 평생소득의 9만2,000배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다.” — The Knowles Group 분석

미 노동통계국(BLS)과 더 놀스 그룹(The Knowles Group)의 분석에 따르면, 학사 학위 소지자의 평균 평생소득은 약 230만 달러다. 즉 저커버그는 거액 기부 후에도 평생소득 9만2,000명이 평생 일해 벌 돈을 한 사람이 여전히 보유한다는 셈이다.

100달러는 This Old House 추산에 따르면, 미국 중산층 가구의 한 달 전기료(평균 122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휴대전화 요금(75달러), 수도세(66달러), 가스비(63달러) 등은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 전체가 받게 될 ‘저커버그 보너스’는 일상생활비 부담 완화에 직접적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기자 해설: ‘생색내기’ 수준을 넘어선 불평등의 단면

기업가 정신과 기술 혁신의 대가로 자본 축적이 가능하다는 것은 현대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다. 하지만 3억5,000만 명에게 100달러씩 뿌려도 ‘세계 4위 부호’ 자리를 지키는 정도라면, 부의 편중이 본질적으로 구조화돼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메타는 광고·SNS·AI 등 데이터 독점 모델을 통해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세제 논의 역시 더욱 무게를 얻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내 자본이득세(CGT) 실효세율은 소득세 대비 낮아, 초고액 자산가일수록 ‘보유 자산의 누적 가치 증가’로 순자산을 폭발적으로 확대한다. 반면 중간소득층은 임금 소득이 중심이기 때문에 평균 실효세율이 더 높다. 이런 세율 역진성은 저커버그 사례가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대수의 법칙’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선 “100달러 지급과 같은 ‘현금 살포’보다 장기적으로는 기술·교육·보건 분야 인프라 투자가 사회적 후생을 극대화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대중의 입장에서는 간결하고 즉각적인 지원이 피부로 체감되기 때문에 ‘현금 배당’의 상징성이 결코 작지 않다.

재계 관계자들은 ▲AI 트레이닝 데이터 비용 ▲메타버스 재투자 ▲정치·사회 공헌(CSR)과 같은 자본 배분 전략을 고려할 때, ‘국민 100달러 프로젝트’가 실제로 가동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가정이 주는 의미는 명확하다. 저커버그 개인의 순자산 규모는 단순히 한 기업가의 성공담을 넘어, 현대 자본주의의 힘과 취약점을 동시에 드러내는 대표적 지표라는 점이다.

1: 미국 지폐에서 ‘C’는 로마숫자 100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