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스타 IPO] 우크라이나 최대 이동통신사 키예프스타(Kyivstar)가 오는 8월 15일 미국 나스닥(Nasdaq)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이로써 키예프스타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첫 우크라이나 기업이 된다.
2025년 8월 1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키예프스타는 모회사인 VEON이 추진하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고,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본격화될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자본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VEON 측은 투자자들이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과 전후 복구 사업에 베팅할 수 있는 상징적인 플랫폼이 미국 증시라고 강조했다.
이번 IPO 일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개최할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다.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및 유럽 각국이 주목하는 평화 교섭의 분수령으로 평가되며, 이는 곧 우크라이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직결될 전망이다.
“우리는 단순히 회사를 상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경제의 미래를 세계 자본시장에 연결하려 한다.” — VEON 대변인
최근 미국 IPO 시장은 활발한 공모 열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무역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몇 달간 투자자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것이 배경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키예프스타의 전략적 타이밍을 뒷받침한다.
키예프스타의 현황과 실적
키예프스타는 우크라이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2,4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도 사이버 공격과 정전이 반복됐으나, 매출과 순이익 모두 성장세를 유지해 눈길을 끈다. 이러한 회복력은 투자자들에게 “전시 경제 속에서도 생존력과 확장성이 입증된 기업”이라는 인식을 제공한다.
전쟁 기간 동안 키예프스타는 미국과의 협력도 대폭 강화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사외이사로 합류했으며,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타링크(Starlink)와 위성통신 서비스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망을 통해 지상 통신망이 파괴된 지역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협력은 네트워크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우크라이나 일반 국민뿐 아니라 군 B4가 필요한 통신 인프라를 보전하는 데 기여했다.
IPO 주관 및 자문 라인업
로스차일드 앤드 컴퍼니(Rothschild & Co)가 VEON의 리드 재무 자문 및 자본시장 자문사로 참여해 상장 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 산정, 투자자 로드쇼, 공모가 확정 등 일련의 프로세스가 이뤄질 예정이다.
미 증시 상장의 세부 의미
나스닥 상장은 단순히 회사 자금조달을 넘어, 국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기업이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국채·인프라펀드·벤처투자 등 향후 대규모 재건 프로젝트 참여 기업의 차입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나스닥은 기술 중심 기업이 주로 상장되는 시장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역량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계기가 되며, 전쟁 장기화로 악화된 투자 매력도를 회복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용어·기관 해설
나스닥(NASDAQ)은 전 세계 최대 전자식 주식시장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함께 미국 양대 거래소로 꼽힌다. 특히 기술·헬스케어 분야 성장주가 다수 상장돼 있다.
VEON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다국적 통신지주회사로,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이동통신 브랜드를 운영한다. 키예프스타는 그 중 우크라이나 사업부다.
스타링크(Starlink)는 미국 스페이스X가 구축 중인 저궤도 위성인터넷 서비스다. 지상 인프라가 파괴되거나 설치가 어려운 지역에서도 빠른 인터넷 접속을 제공할 수 있어, 재난·분쟁 지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거시적 리스크가 여전하나, 글로벌 투자자들은 고위험·고수익 특성을 고려해 일정 부분 자금을 배분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전후 복구 수주가 본격화되면 통신 인프라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 키예프스타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설득력을 갖는다는 평가다.
다만 전쟁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평화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VEON은 위기대응 시스템과 현금 유동성 확보를 통해 가혹한 외부 환경에도 대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결국 8월 15일 나스닥 데뷔는 키예프스타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기업 전반의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시험하는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