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4분기 매출 가이던스 전망치 하회…시간외 거래서 주가 11% 급락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 Inc.)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시장 예측보다 낮게 제시하면서 시간외 거래(After-hours)에서 주가가 11%가량 급락했다.

2025년 8월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실망스러운 가이던스의 배경에는 경기 불확실성 속 고객사의 변동성 높은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중국 무역 갈등과 이에 따른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신규 주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진 대중(對中) 관세 협상과 수출 통제 강화 조치는, 특히 최첨단 생산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려는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제약으로 작용한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라이스 힐(Brice Hill)은 성명을 통해 “중국 내 생산능력 흡수 소화(digestion)와, 시장 집중도 및 팹(fab) 구축 일정으로 인한 선단 공정 고객들의 비선형(non-linear) 수요가 4분기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을 67억 달러(±5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LSEG(구 레피니티브) 집계 애널리스트 평균치 73억 3천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반면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73억 달러를 기록하며, 컨센서스(72억 2천만 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가이던스 쇼크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최근 미국 내 팹 건설에 나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관세 영향정부 보조금의 실질적 효과를 가늠하느라 지출을 유보하고 있다.” ― 업계 관계자

네덜란드의 ASML Holding NV 역시 지난 7월 실적발표에서, 장비 수요 둔화로 2026년 매출 성장 정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세계 최대 노광장비 업체인 ASML의 신호는, 반도체 투자 사이클내리막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배경 설명

Fab(팹)은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대규모 클린룸 공장을 뜻한다. 선단 공정(Leading-edge Process)은 2nm, 3nm 등 최신 미세 공정을 활용해 고성능·저전력 칩을 만드는 기술 영역을 가리킨다.

Non-linear demand는 주문량이 분기별로 급증·급감하는 불규칙 수요를 의미하며, 장비 업체의 매출 가시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 시각·시장 파급 효과

현 상황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미치는 구조적 리스크를 재확인시켜 준다. 특히 첨단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는 중국 고객의 대체 수요를 촉발하고, 한국·대만·일본 등 다른 아시아 기업의 투자전략에도 불확실성을 던진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노광·식각·증착 등 다양한 공정 장비를 제공하는 종합 장비 1위 업체로, 글로벌 반도체 설비 투자 규모를 가늠하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번 가이던스 하향은, 반도체 장비 업황이 예상보다 깊은 조정 구간에 들어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미국 CHIPS법 보조금 지급이 본격화되고, 고성능 컴퓨팅(HPC)·인공지능(AI) 수요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2025년 이후 다시 투자가 회복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별·공정별 노출을 면밀히 따져,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선택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