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인도 생산 변수 속 설탕 선물 가격 2개월 최고치에서 숨 고르기

뉴욕 원당 10월물(세계 시장 #11)과 런던 백설탕 10월물(#5)의 가격이 혼조세를 보이며 2개월 최고치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뉴욕 ICE에서 거래되는 10월물 원당(SBV25)은 전일 대비 -0.27센트(-1.60%) 하락한 16.60센트/파운드에 마감했고, 런던 ICE 10월물 백설탕(SWV25)은 +2.20달러(+0.45%) 오른 494.40달러/톤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하락은 화요일 기록한 2개월 최고가 이후 이어진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과 매도 우위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브라질 공급 우려가 촉발한 상승세, 차익 실현으로 제동

주초반까지 이어진 가격 상승은 브라질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 가능성이 불러왔다. 분석기관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지난주 “최근 보고된 수확량 감소 추세를 반영하면 2025/26 시즌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이 6억 톤 미만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브라질 농업공급예측공사(Conab)가 전망한 6억 6,340만 톤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뉴욕 원당 차트

또한, 선물·옵션 시장 참여자들의 공매도 잔량 확대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8월 5일 기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발표한 주간 COT 보고서는 펀드의 순공매도 규모가 전주 대비 25,923계약 늘어난 151,004계약으로, 약 6년 만에 최대치라고 밝혔다. 과대한 숏 포지션은 가격 반등 시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을 촉발해 추가 급등을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브라질·인도·태국 생산 전망 엇갈려…국제 시장 불확실성 심화

한편 브라질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은 단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7월 31일 “7월 상반월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340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설탕 제조 비중 역시 54%로 전년 동기의 50%를 웃돌았다.

인도에서는 풍부한 몬순(우기) 강수가 낙관론을 자극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도 기상청(IMD) 자료를 인용해 “8월 4일 기준 누적 우강량이 500.8㎜로 평년 대비 4% 많다”고 전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협회(ISMA)는 2025/26 시즌 200만 톤 수출 허용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에 최저치(2,620만 톤)로 추락했던 생산량을 큰 폭으로 만회하는 수치다.

태국 역시 공급 확대에 나선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태국 설탕 생산이 1,000만 톤으로 14% 늘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글로벌 수급 전망: 흑자에서 적자로, 다시 흑자로?

코모디티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750만 톤 공급 과잉으로 8년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발간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톤, 재고는 7.5% 늘어난 4,119만 톤으로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547만 톤 적자로 9년 만에 가장 큰 공급 부족을 맞을 것”이라고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ISO는 같은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생산 전망치를 1억 7,480만 톤으로 70만 톤 하향 조정했다.

런던 백설탕 차트

브라질의 경우, 올해 7월 중·남부 누적 생산(2025/26 기준)이 1,565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고 Unica는 전했다. 앞서 Conab는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4,411만 톤으로 3.4% 줄었다고 발표하며, 가뭄·폭염이 수확량에 직격탄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용어 해설

COT 보고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매주 금요일 발표하는 포지션 통계 자료로, 투자자 유형별(펀드, 상업, 소형투자자) 순매수·순매도 계약수를 공개한다. Short Position(공매도)은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이며, 가격이 급등할 경우 손실을 막기 위해 매수로 포지션을 청산하게 되는데 이를 쇼트 커버링이라 한다. 반대로 Long Liquidation(롱 청산)은 상승에 베팅했던 포지션이 수익 실현 또는 손절을 위해 매도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전망과 시사점

시장 참여자들은 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브라질·인도의 상반된 생산 전망이 맞물려 변동성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브라질 기상 여건 악화가 실제로 생산 감소로 이어진다면, 대규모 쇼트 커버링이 촉발돼 원당 가격이 재차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인도가 예고한 수출 재개와 태국의 증산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ISO가 전망한 2024/25 글로벌 공급 부족분이 빠르게 해소되며 가격 하락 압력이 재차 고조될 수 있다.

투자자 및 업계기상 데이터와 각국 정부의 수출 정책, 펀드 포지션 변화 등을 예의주시하며 헤지 전략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