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차트로 본 팔란티어, 5년 만의 ‘천문학적’ 성장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Inc., 티커: PLTR)가 2020년 직상장(direct listing)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한 이후 주가가 1,700% 이상 치솟으며 월가의 중심에 섰다. 해당 기간에 시가총액은 글로벌 ‘빅테크’ 일부를 능가할 정도로 불어나, 매출 규모 대비 과감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2025년 8월 14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둔 이 소프트웨어 업체는 AI(인공지능) 기반 분석 플랫폼을 무기로 지난 분기 분기 매출 10억 달러 돌파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동 기간 시총은 4,300억 달러(약 573조 원)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Palantir CEO Alex Karp

1. 주가 및 시가총액 급등

팔란티어 주가는 2023년 5월 10달러 이하에서 거래된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25년 4월 이후 100달러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리테일) 자금 유입도 폭발적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팔란티어 주식에 12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이것은 일생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이례적 분기였습니다. 우리의 ‘안티’들이 실망했다면 유감이지만, 앞으로도 그들이 실망할 분기가 더 많을 것입니다.”알렉스 카프 CEO, 2025년 8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

2. 정부 계약이 견인한 실적

설립 초기부터 미국 정부·군(Army)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팔란티어 성장의 핵심 축이었다. 2025년 2분기 미 정부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4억 2,6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같은 분기 미국 내 민간(상업) 매출도 93% 급증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특히 이달 초 체결한 미 육군 100억 달러 규모 데이터·소프트웨어 장기 계약은 향후 수년간의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확보해 줬다. 앞서 5월 미 국방부(DoD)는 AI 기반 전장 인지·결정 플랫폼 확대를 위해 팔란티어와의 기존 계약을 7억 9,500만 달러 증액했다.

• 용어 설명 – 정부 계약(Government Contract)

미 연방·주·지방 정부가 민간 기업에 발주하는 프로젝트 또는 서비스 계약을 말한다. 방위·정보기술 분야는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며, 계약 기간이 장기(3~10년)인 경우가 많아 매출 예측 가능성이 높다.

3. 미국 편중 매출 구조

팔란티어 총매출의 75%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지난 5년 동안 미국 매출은 1억 5,600만 달러에서 7억 3,300만 달러약 5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외 지역 매출은 1억 3,300만 달러에서 2억 7,100만 달러로 2배 성장에 그쳤다. 2025년 2분기 국제 민간 매출은 3% 감소해 애널리스트들이 해외 시장 확장 속도를 우려하고 있다.

4. 프리미엄 밸류에이션

팔란티어의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현재 280배를 넘어섰다. 애플(Apple)이 약 30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약 30배, 엔비디아(Nvidia)가 40배, 테슬라(Tesla)가 198배인 점과 비교할 때 투자자들은 팔란티어가 거둘 미래 수익에 대해 상당한 성장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Forward P/E란?기업의 예상(Forward) 12개월 이익 대비 현재 주가를 뜻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성장 기대가 크거나, 반대로 시장에서 과도하게 고평가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팔란티어는 분기 매출 10억 달러 달성에 그쳤음에도 시총 기준으로 미국 내 상위 10대 기술기업, 전체 상장사 기준 상위 20대 기업에 진입했다. 그러나 동 순위권 기업들은 분기 매출이 수십억~수백억 달러 수준이라는 점에서, ‘매출 대비 시가총액 괴리’가 시장 내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5. 개인투자자 영향력 확대

최근 ‘밈 주식(meme stock)’ 흐름과 맞물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팔란티어 주가를 추가적으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7월 개인 순매수액 12억 달러는 동월 전체 리테일 순유입 자금의 상당 비중”이라고 판단했다.

• 용어 설명 – 밈 주식(Meme Stock)

온라인 커뮤니티·소셜미디어에서 유행(meme)처럼 확산돼 개인투자자 매수로 급등한 종목을 가리킨다. 변동성이 크고,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심리·유동성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전망 및 과제

팔란티어는 AI 인프라 ‘승자’라는 평단의 호평 속에서도 해외 사업 부진, 고평가 논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명확하다. 특히 매출 다변화와 지속적인 정부·민간 계약 확대가 장기적 주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Palantir


자료: CNBC, Goldman Sachs, Palantir 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