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비둘기파 지도 그리기: 미국 중앙은행 인사들의 최근 발언

【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7월 29~30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 범위로 동결했다. 이는 목표 수준을 여전히 웃도는 물가 상승률에 하방 압력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수개월째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결정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2025년 8월 14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회의에서 두 명의 Fed 이사가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데다, 최근 노동시장 둔화 조짐과 일부 부양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9월 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로이터는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을 바탕으로 통화정책 성향을 비둘기파(dove)매파(hawk)로 구분해 표를 작성했다. 비둘기파는 고용여건 악화 위험을 강조하며 신속한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반면, 매파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아래는 7월 회의 이후 각 인사의 주요 발언이다.

1. 비둘기파(Dove)·완화적 발언

미셸 보우만 연준 부의장은 “최근 노동부 고용 추정치가 급격히 하향 조정됐다”며 “자료가 확인되는 대로 정책 조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8월 9일(현지시간) 밝혔다.

경제 전망이 급격히 악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 보우만 부의장, 2025년 8월 9일

리사 쿡 이사는 8월 6일 “당분간 관망하되 과도하게 늦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의장도 8월 12일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 현 기조 유지가 합리적”이라고 밝혀 완화적 스탠스를 시사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8월 1일 “금리를 한 번 인하한 뒤 경제 데이터를 지켜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같은 날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역시 “기준금리 경로를 정할 때 위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2. 중립(Centrist)·신중 발언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8월 13일 “정보가 상충될 경우 추가 인하는 보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목표 달성 진전과 위험 균형을 종합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며 중립적 입장을 취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햄맥 총재는 8월 1일 “노동시장은 대체로 균형적이지만, 정책 효과를 지켜볼 시간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3. 매파(Hawk)·긴축적 발언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매리 데일리 총재는 8월 4일 “더는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물가 잡기에 방점을 찍었다.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는 7월 15일 이후 구체적 발언은 없었지만, 시장에서는 그가 비교적 매파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본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8월 12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잦아들지 않을 수 있다”며 “정책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8월 7일 “고용 측면의 위험을 주시하되 섣부른 인하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4. 투표권·임명 구조

연준 이사회는 의장·부의장을 포함한 7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이들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며, 모든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현재 보우먼·월러·파월 등 3명은 트럼프 행정부 때 지명됐고, 3명은 바이든 행정부 지명자다. 남은 한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미란을 지명했다.

연방준비은행 12곳의 총재들도 회의에 참석해 토론하지만, 뉴욕 연은 총재를 포함한 5명만이 연간 순환제로 표결에 참여한다. 총재들은 각 지역 은행 이사회가 선출하되, 연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5. 정책 전망·점도표

6월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 연준 위원 가운데 절반이 올해 0.5%포인트의 인하를 전망했으나, 19명 중 7명은 단 한 차례의 인하도 예상하지 않았다. 다음 점도표는 9월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6. 로이터 분류표 변화

로이터가 2023~2025년 회의별로 집계한 성향 변화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월 회의까지는 중립(centrist)이 다수를 차지했으나, 2025년 7월부터 매파 비중이 확대됐다. 2025년 9월 회의를 앞두고는 비둘기파 2명, 다소 비둘기파 3명, 중립 8명, 매파 5명으로 집계됐다.


■ 용어 설명

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미국의 기준금리와 유동성 조절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은 총재 5명이 투표권을 가진다.

매파(Hawk)·비둘기파(Dove): 통화정책에서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는지를 구분하는 은어다. 매파는 물가 억제를 위해 긴축을 선호하고, 비둘기파는 고용 지원과 성장을 위해 완화적 정책을 선호한다.

점도표: 연준 위원이 각자 예상하는 기준금리를 점(dot)으로 표시한 그래프로, 시장 참가자에게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 향후 관전 포인트

노동시장 냉각 속도가 빨라지고 두 번째 분기 성장률이 둔화됨에 따라, 9월 FOMC에서 최소 0.25%포인트의 인하가 단행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매파 위원들의 완강한 태도와 공급측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경우, 연준이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 원칙을 고수하며 동결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