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에서 숨 고른 캐나다 TSX, 금리 기대·미 경제지표 주시

토론토 증권거래소(TSX)가 전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0.5%가량 하락하며 숨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새롭게 발표될 미국 물가·고용 지표가 향후 정책 경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S&P/TSX 60 지수 선물은 7.63포인트(-0.46%) 하락했고, S&P/TSX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48포인트(-0.53%) 떨어진 27,844.71에 거래됐다. 이 지수는 바로 전날 0.3% 상승하며 주초 사상 최고치를 다시 넘긴 바 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랠리를 견인

앞서 TSX 랠리를 이끈 것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상대적으로 억제되고 노동시장이 완화 조짐을 보이자 연준이 선제적으로 통화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미국 재무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장관은 “최근 5·6월 고용 증가폭이 대폭 하향 수정된 점을 고려하면 연준이 0.5%포인트의 과감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베센트 장관 발언은 시장의 ‘비둘기(완화) 베팅’을 한층 부채질했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투자가 촉진돼 미국 성장세가 강화되고, 이는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큰 캐나다 경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다음 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0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증시·경제 지표 동향

미국 주요 지수도 장 초반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0포인트(-0.3%), S&P500 지수는 15포인트(-0.2%), 나스닥종합지수는 28포인트(-0.1%) 하락했다. 하루 전 세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특히 나스닥은 기술주 강세를 바탕으로 급등세를 이어갔다.

PPI·실업수당 청구 건수 주목

투자자들은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NG는 핵심 PPI가 전년 동월 대비 3%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핵심 상승률이 3.1%로 확정된 만큼, 향후 3~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4%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장기물 금리에 부담이 남아 있어 단기 금리 인하가 오히려 장기물 고통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노동시장 냉각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다.


기업·섹터별 동향

Cisco Systems 주가는 개장 전 약세를 보였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는 1분기 매출 전망을 시장 기대 이상으로 제시했으나, 직전 회계연도 동안 미국발 광범위한 관세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반면 Coinbase Global 주가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자 동반 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로서 시장 심리와 위험 선호도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평가된다.


원자재 시장 흐름

국제유가는 전일 약세에서 반등했다. 12시 05분(미 동부표준시) 기준 영국 브렌트유 10월물은 1.08% 오른 배럴당 66.71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1.86% 상승한 63.82달러를 기록했다.

양 계약은 하루 전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300만 배럴 늘어났다는 정부 통계가 나오자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재차 강세로 돌아섰다.

금 가격은 관망세를 이어갔다. 현물 금은 0.95% 하락한 온스당 3,376달러, 12월물 금 선물은 0.2% 내린 3,400.80달러에 거래됐다.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이 “금괴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급락한 뒤 연준 정책 기대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용어 풀이 및 시장 시사점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자가 받은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CPI(Consumer Price Index)가 소비자 단계 물가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PPI는 가격 압력이 공급망 전 단계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TSX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종합주가지수로,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자원·금융·산업 섹터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유가 변동이나 미국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자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와 미국의 정책 스텝이 엇갈리면 외환시장에서 캐나다 달러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미 교역량 확대가 동반된다면 TSX 기업 실적에는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일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향후 몇 주간 발표될 물가·고용 지표가 9월 FOMC의 최종 결정과 캐나다 중앙은행의 10월 회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정책 신호에 따라 포트폴리오 내 금리 민감 자산 비중을 전략적으로 조정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