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어쿼이어러스 멀티플’ 심사에서 89% 획득…토비아스 칼라일 가치모델 상위권 평가

델타 에어라인스(티커: DAL)가 심층 가치투자 지표로 알려진 ‘어쿼이어러스 멀티플(AM, Acquirer’s Multiple)’ 평가에서 89%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주목받고 있다. 이번 평가는 미국 투자 리서치 업체 발리디아(Validea)가 자사 ‘구루(Guru)’ 모델 22가지 중 토비아스 칼라일(Tobias Carlisle)의 전략을 적용해 실시한 것이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발리디아는 델타항공을 ‘대형 가치주(large-cap value)’이자 ‘항공(Airline) 산업’ 대표 종목으로 분류하면서, 해당 지표가 잠재적 인수(테이크오버) 대상이 될 만한 저평가 종목을 가려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어쿼이어러스 멀티플은 ‘시가총액 ÷ 영업이익(EBIT)’으로 계산하며, 값이 낮을수록 기업이 현금창출력 대비 저평가돼 있음을 뜻한다.*토비아스 칼라일 저서 《The Acquirer’s Multiple》 참고

발리디아는 “80% 이상이면 전략이 종목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90% 이상이면 강한 매수 관심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델타항공은 89%로 관심 구간 상단에 위치했다.


■ 세부 점검 결과

발리디아가 공개한 표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Sector(산업) 항목과 Quality(질적 지표) 항목에서 ‘PASS’를 받았으나, 핵심 변수인 Acquirer’s Multiple 항목에서는 ‘FAIL’ 판정을 받아 ‘저렴하긴 하나 최상위(Top Decile) 수준은 아니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세부적으로는 ▲산업 분류가 ‘항공’으로 명확해 ‘섹터 기준’을 충족했고, ▲부채·현금흐름·이익안정성 등 질적 지표에서 정량적 기준을 넘어섰다. 다만 ▲AM 값이 칼라일 모델이 선호하는 최저 구간(하위 10%)에 들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 토비아스 칼라일은 누구인가

호주 출신 변호사이자 M&A 전문 헤지펀드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쌓은 칼라일은 《Deep Value》, 《Quantitative Value》 등 저서를 통해 ‘딥 밸류(Deep Value)’‘정량적 투자(Quantitative Investing)’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그는 “극단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은 구조조정, 자사주 매입, 타인에 의한 인수 등 촉매가 발생할 때 수익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칼라일은 자신이 설립한 ‘어쿼이어러스 펀즈(Acquirer’s Funds)’를 통해 해당 전략을 ETF로 구현하고 있으며, 발리디아는 그의 공개 전략을 정량화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 델타항공의 투자 관전 포인트

시장에서는 델타항공이 팬데믹(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 여객·화물 혼합 운송 구조, 다양한 동맹(스카이팀) 네트워크 등으로 영업이익률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다만 연료비 변동성, 노사비용 상승, 항공기 공급망 병목 등이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델타항공 주가는 최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시장 평균을 하회한다. 이는 ‘저평가’라는 칼라일 모델의 기본 전제와 부합한다.


■ 용어 풀이 및 해설

딥 밸류(Deep Value)란 단순히 저가주가 아니라, 자산 가치나 현금흐름 대비 극도의 할인 상태에 있는 주식을 뜻한다. 대형 가치주(Large-Cap Value)는 시가총액이 크면서도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 속성을 보이는 종목군을 말한다. 구루 전략은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등 역사적 슈퍼 투자자의 공식을 정량화한 모델로, 발리디아는 이를 22종 운영하고 있다.

또한 어쿼이어러스 멀티플은 ‘EV/EBIT’(기업가치 ÷ 영업이익)과 유사하나, 실질적으로는 ‘시가총액 ÷ EBIT’을 사용해 부채 및 현금성 자산 조정 단계를 간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 향후 전망

89%라는 점수는 ‘추가 검토 필요’ 구간에 속하지만, 90% 문턱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다. 시장 금리 하향 안정 및 항공 수요 지속 회복 시, 칼라일 모델이 제시하는 ‘잠재적 인수 타깃’ 논리가 힘을 얻게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항공 산업 특유의 경기 민감도, 규제 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구 증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한편, 본 기사에 담긴 평가는 발리디아와 해당 필자의 견해에 기반한 것이며, 나스닥 및 델타항공의 공식 의견을 대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