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던던, 폴 앨런 재단으로부터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인수 예정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 인수 시장에 또 하나의 초대형 거래가 성사될 전망이다. NHL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 구단주로 잘 알려진 톰 던던(53)이 고(故) 폴 앨런의 재단이 보유하던 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인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CNBC가 전했다.

2025년 8월 1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던던 회장은 매각 조건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매우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CNBC가 2025년 2월 발표한 공식 NBA 구단 가치 평가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스의 기업 가치는 36억5,000만 달러(약 4조9,000억 원)로 산정돼 있다.

톰 던던

던던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던던 캐피털 파트너스’의 회장이며, 2017년 NHL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의 지분 과반을 확보해 구단주가 됐다. 또한 미국에서 급성장 중인 프로 피클볼 협회(Pro Pickleball Association)와 메이저리그 피클볼(MLP)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피클볼은 배드민턴 코트 크기의 구장에서 패들로 플라스틱 공을 치는 라켓 스포츠로, 미국에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이처럼 다양한 종목 투자 경험을 지닌 던던의 NBA 진출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If his purchase of the Trail Blazers is approved, Dundon and his ownership team would take over ownership from the estate of the late Microsoft co-founder.” – CNBC 보도 중

인수가 완료되면 던던 측은 2018년 작고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의 재단으로부터 구단 소유권을 넘겨받게 된다. 폴 앨런의 여동생 조디 앨런은 2018년 이후 팀 운영을 맡아 왔으나, 2022년 나이키 공동창업자 필 나이트20억 달러 이상 제안을 거절한 이력이 있다.

이번 거래와 관련해 NBA 사무국은 “논평을 거부”했고, 트레일블레이저스 구단도 CNBC의 질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최초 보도는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 매체 스포티코(Sportico)에서 나왔다.


전문가 시각: 구단 가치 상승세의 결정적 사례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구단 가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상승해 왔다. NBA는 미디어 중계권료, 스트리밍 확장, 글로벌 팬덤 증가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번 거래가 36억5,000만 달러 선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2023년 평균 NBA 구단 가치(약 32억 달러)를 웃돌게 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소프트웨어·테크 기반 자산가, 사모펀드, 크립토 부호 등 자금력을 갖춘 신규 투자자들이 향후 매각 물건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수익 다각화, 글로벌 브랜딩 능력에 자신 있는 기업가들은 NBA를 ‘미디어 플랫폼’으로 간주하고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던던의 사례는 스포츠 구단 인수‧운영 전문사모펀드가 아닌 개인 오너가 다종목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미 NHL에서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의 팀 성적과 수익성을 모두 개선한 경험이 있어, 트레일블레이저스도 유사한 로드맵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NBA 이사회는 모든 구단 매각 시 3분의 2 이상의 구단주 찬성을 요구한다. 승인 절차는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며, 과정에서 재무제표·거래 구조·지배주주 적격성 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진행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소유권 이전은 2025년 말 이후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향후 전망 및 체크포인트

리그 중계권 재협상: NBA는 2025~2026시즌을 앞두고 방송·스트리밍 파트너 재협상을 진행한다. 신규 계약 규모에 따라 트레일블레이저스의 매출 추정치와 밸류에이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 파급효과: 포틀랜드시는 경기 불황과 인구 유출로 세수 감소를 겪고 있다. 구단의 대규모 자본 유입, 경기장 리모델링, 주변 상권 개발 등이 지역 경제 회복의 촉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선수 연봉 구조: NBA 샐러리캡이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새 구단주가 공격적인 FA(자유계약선수) 영입 전략을 택할 경우, 팀 전력 및 팬덤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모다 센터
▲ ‘모다 센터(Moda Center)’는 트레일블레이저스의 홈구장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거래는 NBA 구단 가치 상승미국 스포츠 자본 다변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톰 던던은 허리케인스·피클볼 리그에 이어 NBA까지 지배하는 다종목 구단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스포츠 비즈니스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