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저비용항공사(LCC) 라이언에어(Ryanair)가 올여름 유럽 전역에서 견조한 수요를 확인하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예약 건수가 소폭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 최고경영자(CEO)는 “하계 목표 달성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2025년 8월 1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오리어리 CEO는 기단 확대의 핵심 파트너인 보잉(Boeing)이 일부 항공기를 당초 예정일보다 앞당겨 인도하기로 하면서 그간 성장세를 제약해 온 지연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수기인 7~8월 예약률이 매우 높고, 항공권 운임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현 시점 예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약 1% 정도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어리 CEO는 지난 7월 제시했던 전망을 재확인하며, 작년 7~9월(회계연도 2분기) 평균 운임이 7% 하락했던 부분이 올해에는 거의 모두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라이언에어는 소비 심리 위축과 일부 온라인 여행사(OTA)와의 수수료 분쟁으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그는 “여름 목표 달성 여부는 9월 30일로 끝나는 회계 2분기 말까지 이어질 단기(Last-minute) 예약 흐름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높은 예약률과 운임 회복세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여름 유럽 각국에서 이어진 폭염(Heatwave)이 여행 계획 변경으로 이어지는 조짐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미국발(發) 관세 정책이 궁극적으로 글로벌 성장에 부담을 줄 것”
이라며 거시경제 리스크를 경계했다.
보잉 737 MAX 조기 인도 (항공기 기종 설명)
보잉은 올겨울 라이언에어가 기존에 주문해 둔 737 MAX 29대 중 14대를 8월과 9월에 각각 7대씩 조기 인도하기로 합의했다. 오리어리 CEO는 “보잉이 탁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치하했다.
※ 737 MAX는 보잉이 개발한 차세대 단일통로형 항공기로, 기존 모델 대비 연료 효율과 항속 거리를 개선해 LCC 업계에서 선호도가 높다.
라이언에어는 이날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Tiran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4월부터 현지 공항에 기재 3대를 추가 배치해 연간 수송 능력을 400만 명으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리어리 CEO는 “알바니아는 아드리아해의 숨은 보석”이라며 관광 잠재력을 강조했다.
스웨덴 시장 확대 전략
유럽 최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스웨덴이 지난달 초 항공세(Aviation Tax)를 폐지한 것을 계기로, 올겨울 해당 노선 공급 좌석 수를 25% 증편하고 신규 노선 8개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지 국적사인 사스(SAS)와 노르웨이 에어(Norwegian Air) 등 로컬 경쟁사들은 가격 경쟁 및 노선 전략 조정의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다라 브래디(Dara Brady) 마케팅총괄(CMO)은 스톡홀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공항 사용료를 동결하고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2030년까지 스웨덴 내 라이언에어 여객 수를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항공 시장은 향후 수년간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 다라 브래디 CMO
전문가 시각 및 산업적 함의
항공·여행 산업 분석가들은 라이언에어의 공격적 노선 확장과 운임 전략이 포스트 팬데믹 시기 유럽 단거리 시장 재편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비용 모델을 앞세운 길목 선점이 수익성 회복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조기 인도되는 737 MAX 기단은 단거리·중단거리 네트워크 최적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관세, 세제, 유류비 등 외부 변수가 여전한 불확실성을 제공하지만, 라이언에어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단거리 여행 수요 회복세를 흡수하고 있다. 또한, 북유럽과 발칸 반도 지역을 잇따라 공략함으로써 지역 다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운항 승무원 인력 확보, 공항 슬롯 배분, 환경 규제 강화 등 구조적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ETS) 확대가 항공업계 비용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으로는 운임 수준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언에어가 하계 성수기 ‘막바지 예약’의 유지·확대를 통해 목표치를 달성한다면, 향후 겨울 시즌 수요 전망도 긍정적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 경우 스웨덴·알바니아에서의 증편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2026 회계연도 영업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용어 해설
Last-minute Booking: 항공업계에서 여정 출발일 직전(통상 2주 이내)에 이뤄지는 예약을 의미한다. 수익 관리 차원에서 평균 운임을 끌어올리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U.S. Tariffs: 미국 정부가 특정 국가·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말한다.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 흐름에 영향을 미쳐 기업 실적과 소비자 물가에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
Aviation Tax: 각국 정부가 탄소 배출 저감이나 재정 확보를 목적으로 항공권 판매 시 부과하는 세금이다. 항공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항공사의 가격 경쟁력에 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