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체이스(JPMorgan Chase & Co.)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오토(Li Auto Inc.)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한 단계 낮추고, 목표주가도 미화 5달러 하향 조정한 28달러로 제시했다.
2025년 8월 14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정은 리오토가 배터리 전기차(BEV) 부문에서 맞닥뜨린 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판매량 둔화를 반영한 결정이다.
리오토 주가는 2025년 들어 연초 대비 3.8% 상승했지만, JP모간의 새 목표가는 12.4%의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그러나 닉 라이(Nick Lai) 애널리스트는 “현 주가는 이미 적정 가치에 근접해 있다”면서 투자의견을 낮췄다. 그는 2025~2026년 리오토의 판매량 및 이익 추정치를 약 10~20% 하향 조정했으며, 이는 경쟁 구도의 급변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간은
“올해 하반기 이후 리오토가 보수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라이 애널리스트는 특히 리오토의 BEV 재진입 전략이 과거 ‘메가(Mega)’ 미니밴 모델의 실패 이후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월 리오토가 BEV 시장 재도전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우리는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판매량과 주가 모두 반등할 것으로 예상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면서도, “최근 상하이·선전 직영 매장 방문 결과, NIO(니오)의 ONVO L90 SUV가 리오토 i8보다 더 높은 고객 유입과 계약 건수를 확보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리오토는 지난달 6인승 전기 SUV i8을 349,000위안(약 4만8,000달러)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출시 사흘 만에 사전 계약이 몰리기도 했으나, 회사는 일주일 만에 가격을 인하하며 ‘고객 피드백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9월에는 5인승 전기 SUV i6를 240,000~250,000위안에 출시할 예정이며, 두 모델 모두 동일 가격대의 경쟁 차종과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경쟁사 동향을 살펴보면, BYD가 ‘탕(Tang)’ 시리즈의 신형 SUV를 연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고, 니오는 올해 4분기 또는 2026년 초 ONVO L80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지리자동차, 샤오펑(Xpeng) 등 다수 중국 브랜드가 30만 위안대 중형 SUV 시장에 신모델을 투입할 계획이어서 가격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용어 해설투자자 참고
• BEV(Battery Electric Vehicle): 내연기관 없이 배터리로만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를 의미한다.
• Overweight(OW): 증권사가 해당 종목의 시장 평균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대한다는 의미이며, ‘비중 확대’로 번역된다.
• Neutral: 시장 평균과 유사한 수익률을 예상한다는 뜻으로, 국내에서는 ‘중립’ 혹은 ‘보유’ 의견으로 불린다.
시장·산업 분석
중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상반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판매량 증가율은 작년 대비 둔화되고, 보조금 축소,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형 SUV 세그먼트는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다. 이에 따라 리오토처럼 프리미엄 중가(中價) 전략을 취하는 업체가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하면 수익성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판매 촉진을 위한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량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하고 마진이 축소되는 추세다. JP모간은 리오토가 소프트웨어 기반 부가 서비스, 예컨대 자율주행 구독 모델이나 커넥티드카 콘텐츠를 강화해 장기적 수익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가 반응
JP모간의 의견 변경 직후 리오토 주가는 장중 약 2%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한동안 실적 가시성이 낮아질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전기차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므로, 향후 기술·서비스 차별화가 확인된다면 재평가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의견으로 볼 때, 리오토의 핵심 과제는 두 가지다. 첫째, 자사 브랜드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화해 차량 판매 이후의 LTV(고객 생애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둘째, 충전 인프라와 after‐sales 네트워크를 확대해 고객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중국 내 2·3선 도시로 판매 거점을 넓히는 과정에서 이들 요소는 향후 주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JP모간의 투자의견 하향은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리오토가 기술 혁신과 서비스 차별화로 대응할 경우 중장기 반등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