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 연내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약세 지속

[환율·통화시장 동향] 미국 달러화가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는 전일 대비 0.26% 내린 104.57을 기록하며 전날 0.43% 하락에 이은 추가 약세를 나타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약세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맞물려 전개됐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bp(0.05%포인트) 떨어지며 금리 격차(금리차)가 축소돼 달러의 매력을 낮췄다.

재무장관 “금리 150~175bp 낮아야” 발언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현재 금리는 지나치게 긴축적이며, 최소 150~175bp(1.50~1.7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9월 회의에서 50bp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를 시작으로 연준이 연속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준은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4.25~4.50%로 설정하고 있으며, 실효금리는 4.33% 수준이다.

달러지수 차트

물가·고용 지표가 바꾼 시장 베팅

지난 11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온화했고, 고용시장도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은 9월 FOMC에서 최소 25bp 인하를 100% 확신하고 있다. 이날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50bp 인하 확률도 7%로 반영했는데, 이는 8월 1일 고용보고서 이전 40%였던 확률과 대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전체적으로 선물시장은 올해 말까지 64bp 인하(금리 3.69%), 2026년 말까지 총 134bp 인하(금리 2.99%)를 가격에 반영했다.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은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며, 추가 인하도 연내 충분히 논의될 것이다.” —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서비스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정상회담 대기

시장 참여자들은 15일 예정된 알래스카 정상회담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적 만남”으로 규정해 돌파구 기대를 낮췄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양보를 일축, 단기간 해결책에 회의적 시각을 덧붙였다.

연쇄관세 정책과 보호무역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를 90일 추가 연장했지만, 전자제품·반도체·인도산 상품(러시아산 원유 구매 이유) 등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은 15.2%로 상승, 2024년 2.3% 대비 6배 넘게 뛰게 된다.

유로/달러 환율

주요 환율 동향

유로/달러(EUR/USD)는 달러 약세에 0.27% 상승했다. 다만 유럽연합(EU) 경제가 미 관세의 부정적 파급을 받을 것이란 우려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유럽중앙은행(ECB) 금리선물은 9월 25bp 인하 확률을 8% 반영했다.

엔/달러(USD/JPY)는 0.31% 하락했다. 일본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엔화 가치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귀금속: 안전판 강화

12월물 금 선물은 0.27%(9.30달러) 오른 1,795.40달러, 9월물 은 선물은 1.58%(0.600달러) 상승한 38.60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약달러와 금리 인하 기대가 가격을 지지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중동 지역 긴장이 지속되며 안전자산 선호도 강화됐다. ETF 금 보유량은 월요일 2년 내 최고치로 늘었고, 은 보유량도 3년 만에 최대 규모를 유지했다.

금 선물 가격

알아두면 좋은 개념 정리

*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는 미국 은행들이 초단기로 빌려주는 자금의 금리로, 미국 통화 정책의 기준이 된다.
* bp(베이시스 포인트)는 금리 단위로 1bp는 0.01%p에 해당한다.
* 선물시장 할인(Price In)은 투자자들이 예상되는 정책이나 이벤트를 현재 가격에 미리 반영하는 행위를 뜻한다.


전문가 관점 및 전망

기자의 종합 분석에 따르면, 최근 물가 둔화 기조와 고용시장 냉각으로 연준이 선제적 완화에 나설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발(發) 관세라는 공급 측 충격 변수가 상존해 인플레이션 재점화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9월 25bp 인하는 기정사실로 보이지만, 50bp 단행 여부는 향후 몇 주간 발표될 제조업·서비스업 PMI, PCE 물가 등 고빈도 지표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유로화·엔화 등 비달러 통화는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 단기 반등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유럽·일본 경제가 무역 분쟁에 더 취약한 구조라는 점에서 중·장기 낙관은 금물이다. 귀금속은 낮아진 실질금리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까지 방어적 자산으로서 수요가 유지될 전망이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