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로화를 사용하는 20개국의 6월 산업 생산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하락세를 면하며 글로벌 무역전쟁의 충격에 유로존이 견조하다는 기존 관측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했다.
2025년 8월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EU 통계청(유로스타트) 자료를 인용해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0%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수치로, 특히 독일의 부진과 소비재 생산 약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로스타트는 또한 5월 산업 생산 증가율을 기존의 +1.7%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기저 흐름이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같은 기간 유로존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1% 성장해 예비치와 일치했으며, 고용은 +0.1% 증가해 로이터 설문 예상과 부합했지만 직전 분기의 +0.2%에는 못 미쳤다.
최근 구매관리자지수(PMI)와 EU 집행위원회의 경기심리지수 등 비교적 긍정적인 지표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소비가 무역 긴장 속에서도 유로존을 지탱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산업 수주와 독일의 핵심 심리지표 등 후행·동행 지표에서는 상반된 신호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EU-미국 무역협정 체결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독일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 계획이 성장을 떠받칠 것이라는 전제하에 완만한 경기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 때문에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사실상 종료하고, 중기적으로 높아지는 물가 압력을 감안해 2% 목표 이하의 일시적인 물가 하락을 관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 비효율성 탓에 유로존은 향후 수년간 연간 1% 수준의 완만한 성장에 그칠 전망이며, 이는 다른 주요 경제권에 비해 뒤처지는 속도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분기 GDP가 +1.4% 증가했다. 이는 미국 관세가 발효되기 직전 선(先)수요가 몰리며 발생한 일회성 효과로 인한 수치이며, 2026년 이후에야 재차 반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 생산의 월간 감소는 독일 -2.3%와 아일랜드 -11.3%가 주도했다. 다만 아일랜드 수치는 다국적 제약·IT 기업의 조세 목적 활동으로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에너지 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든 산업 부문이 일제히 부진했다. 특히 비내구소비재가 -4.7%, 자본재가 -2.2%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
※참고로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경기 동향을 0~100으로 수치화한 선행지표이며,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GDP는 일정 기간 동안 한 국가 혹은 지역에서 새로이 창출된 부가가치의 총합으로, 경제의 총규모와 성장 속도를 파악하는 기본 지표이다.
전문가 해설: ‘단기적으로는 산업 활동 둔화와 GDP 성장 사이의 괴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CB가 금리 정책에서 한숨 돌린다면, 재정정책이 성장 견인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