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지표·실적 소화 속 제한적 등락…영국 2분기 GDP 0.3% 성장

[주요 내용] 1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주가지수는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를 소화하며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밤 예정된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DAX 지수는 전장 대비 0.1% 상승했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0.2% 올랐다. 반면 영국 FTSE 100 지수는 0.2% 하락 마감했다. 세 지수 모두 변동 폭이 크지 않아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났다.

지수명은 각국 대표 40~100개 대형주로 구성된 벤치마크로, 국내의 KOSPI·KOSDAQ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1. 변동 폭이 작다는 것은 매수·매도 모두 주저하는 ‘무관심 장세’를 의미하며, 통상적으로 대형 이벤트(이번 경우에는 미국물가 지표) 앞에서 자주 나타난다.


유럽 경제 성장률: “숨 고르기” 단계

영국 통계청(ONS)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0.2%)와 영란은행(BOE) 전망치(0.1%)를 모두 상회하지만, 1분기의 0.7% 성장세와 비교하면 속도는 둔화됐다. 6월 단월 성장률은 0.4%로, 4월·5월의 마이너스(-) 성장을 만회했다.

같은 날 발표될 유로존 2분기 GDP 예비치는 0.1% 성장으로 예상된다. 직전 분기 0.6%에서 크게 둔화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중국 간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전황 불확실성, 트럼프 행정부의 변동성 높은 무역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유럽 경제는 하반기에도 수요 위축과 지정학적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 프랑크푸르트 기반 거시경제 컨설턴트가 진단했다.


기업 실적: 희비 교차

칼스버그(세계 3위 맥주회사)는 상반기 영업이익과 판매량이 예상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소비 환경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독일 에너지 대기업 RWE는 풍력 발전 지역의 약한 바람과 에너지 트레이딩 부진으로 상반기 실적이 실망스러웠다고 보고했다. 반면 런던 상장 칠레 광산기업 안토파가스타는 구리 생산·판매 호조로 순이익이 약 60% 급증했다.

재보험사 스위스리“대형 재해(claim) 감소, 언더라이팅 마진 확장, 투자수익 증가”에 힘입어 기대치를 웃도는 상반기 순이익을 기록했고, 독일 특수화학 기업 란세스는 수요 부진을 이유로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또 다른 독일 기업 하팍로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3.1% 감소했다. 회사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지목하며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조정했다.


국제유가: 지정학 변수에 ‘반등’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6.06달러(+0.7%), WTI 선물은 63.06달러(+0.7%)로 상승했다. 전일 미국 원유재고가 300만 배럴 증가해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유가는 이날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 기대감에 되돌림 현상을 보였다.

해당 회담은 2022년 2월 이후 지속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평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겠다”고 경고했으나, 구체적 제재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 시각·전망

영국 GDP가 깜짝 반등했지만, 세부 항목을 보면 민간소비·설비투자 증가율이 여전히 낮아 ‘기초 체력’은 견조하지 않다. 유로존 역시 2분기 성장률이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미국 물가 지표와 연준(Fed)의 9월 금리 결정을 통해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에 쏠려 있다.

기업 실적 면에서는 방어주·필수소비재에서 불확실성 회피 심리가, 원자재·광산 업종에서 경기 기대감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투자자는 업종·종목별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현 국면은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인 중앙은행 통화정책과 지정학 이벤트가 교차하는 과도기다. 포트폴리오 분산과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1: DAX(독일 40), CAC 40(프랑스 40), FTSE 100(영국 100)은 각국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모은 대표 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