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에너지, 연간 실적 호조에 힘입어 7% 급등

[시드니 증시] 호주 전력·가스 공급업체 오리진 에너지(Origin Energy Ltd, ASX:ORG)의 주가가 장 초반 7.3% 급등해 주당 12.70호주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ASX 200지수를 0.6% 상승시키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가장 큰 종목으로 꼽힌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오리진 에너지는 6월 30일 종료된 2024/25 회계연도 실적에서 기초(Underlying) 순이익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14억9,000만 호주달러(미화 9억7,476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컨센서스(14억6,000만 호주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실적 하이라이트*(단위: 호주달러)
기초 순이익: 14억9,000만 (▲26%)
배당금: 주당 0.30 (전년 0.275)
주가 반응: +7.3% → 12.70
ASX 200 지수 영향: +0.6%

기업 측은 최종 배당금을 주당 0.30달러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의 0.275달러 대비 증가한 것으로, 한·호주 투자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현금흐름 개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세전·세후 효과도 호조를 이끌었다. 오리진이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중국 시노펙(Sinopec)과 공동 운영하는 호주퍼시픽LNG(APLNG)로부터 받는 배당이 partial franking(부분 배당세 공제)에서 full franking(완전 배당세 공제)으로 전환되면서 법인세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Franking(프랭킹) 제도는 이미 법인세를 납부한 기업이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할 때 중복 과세를 피하도록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호주 고유의 세제다. fully franked dividend는 배당 전액이 세액공제 대상이므로, 수령 주주는 상대적으로 낮은 실효세율을 적용받는다.

APLNG의 생산·판매 호조는 오리진의 통합가스(Integrated Gas) 부문의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 회복세 속에서 LNG 가격 및 판매량이 동반 상승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반면, 에너지 마켓(Energy Markets) 부문은 호주 연방정부가 생활비 부담 완화를 위해 전기요금 보조금(Subsidy)을 도입함에 따라 전기 도매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일부 희석됐다.

생산 전망과 관련해, 오리진은 2026 회계연도 APLNG 생산량을 635~680페타줄(PJ)로 가이던스했다. 이는 현재 생산 추이와 설비 가동률을 고려할 때 보수적이면서도 달성 가능성이 높은 범위로 평가된다.

배경·의미와 업계 파급력

오리진 에너지의 이번 실적은 호주 에너지 업계 전반의 탄탄한 수요·공급 구조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특히 LNG 부문에서의 실적 개선은 아시아·유럽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가스 수요 증가와 맞물려, 호주산 LNG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금 절감 요인이 단기적 ‘착시’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완전 프랭킹 배당은 기업의 현금흐름 안정성과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바꿔 말해, 동일 수익 구조에서도 세후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를 확보한 셈이다.

전문가 시각에서는 “에너지 전환(Transition) 국면에서 가스의 ‘브리지 연료’(Bridge Fuel)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리진의 주요 수익원인 APLNG 프로젝트가 Scope 1·2 배출 감축 로드맵을 가속화할 경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자금의 유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호주 달러 환율프랭킹 크레딧 적용 여부가 총수익률을 결정짓는 변수가 된다. 최근 원/호주달러 환율이 870원대를 회복하며 우상향 추세를 보이는 만큼, 배당매력은 다소 희석될 수 있다. 그러나 세액 공제를 고려하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용어 정리

1 Underlying Profit: 일회성 요인(자산손상·환헤지 등)을 제외해 본업에서 창출한 이익을 보여 주는 지표. 기업 경상성을 파악할 때 활용.
2 Petajoule(PJ): 에너지 단위로 1015줄(J)과 동일. LNG·가스 생산량 지표로 사용.
3 LNG: Liquefied Natural Gas, 천연가스를 영하 162℃로 냉각·액화한 연료.


종합적으로, 오리진 에너지는 세제 혜택·해외 수요·배당 확대라는 삼중 호재를 바탕으로 단기·중기 동력을 모두 확보했다고 평가된다. 다만, 정부 보조금 정책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가스 가격 변동성이 변수로 남아 있어 리스크 관리 역시 병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