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구글) 분할 논의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생성형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 AI)가 웹 브라우저 ‘구글 크롬’을 345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전격 제안해 글로벌 빅테크·금융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2025년 8월 13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제안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시가총액 2조5,000억 달러)이 기업공개(IPO) 20주년을 앞둔 시점이자, 미 법무부(DOJ)가 구글 검색 독점 판결의 ‘구제 조치(remedies)’로 강제 매각을 명령할지 결정하기 바로 직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퍼플렉시티의 구체적인 가격표는 실제 체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외부 기업이 구글 핵심 자산을 정조준해 공개 인수 제안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는 평가처럼, 이는 알파벳 해체 시나리오를 기정사실화하는 상징적 분기점으로 읽힌다.
1. 미 법무부의 ‘크롬 강제 매각’ 카드와 시장 반응
2024년 말 미 연방법원은 구글이 검색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독점 위반을 인정했다. 이어 DOJ는 “검색 경쟁 환경을 정상화하려면 구글이 크롬을 분리해야 한다”라고 공개 권고했다. 구글 법무·글로벌 담당 켄트 워커는 이를 두고 “전례 없는 정부 권한 남용이며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저해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크롬 강제 매각을 ‘블랙 스완(black swan)’ 리스크로 지목한다. 바클리스는 “실제 분할이 이뤄질 경우 알파벳 주가가 15~25%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크롬은 전 세계 2.25억 대 활성 사용자: 2.25B 기반으로 구글 검색 매출의 약 35%를 창출하는 데이터 허브다.
2. 퍼플렉시티 AI는 누구인가?
퍼플렉시티는 생성형 AI 검색엔진으로 주목받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다. 2025년 7월 시리즈 D 투자에서 기업가치 18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이번 345억 달러 제안은 자사 몸값의 두 배를 웃돌며, “투자자 컨소시엄이 자금을 확보했다”는 주장만 있을 뿐 구체적 후원자 명이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퍼플렉시티가 실제 인수 의사 보다는 정책 압박 공론화와 자사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노린 전략적 ‘PR 무브’로 해석한다. 다만, 이에 관해 퍼플렉시티 측은
“우리는 크롬 생태계를 중립 플랫폼으로 되돌려 혁신을 가속하겠다”
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3. 분할 압력 속 알파벳의 가치 퍼즐
알파벳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광고 기반 검색이지만, 지난 10년간 유튜브·클라우드·웨이모로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애널리스트들은 “전면 분할이 오히려 주주 가치 극대화를 부를 수 있다”고 평가한다.
• 구글 클라우드: 2분기 매출 136억 달러, 영업이익 28억 달러를 기록하며 AI·데이터 분석 수요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웨드부시는 가치를 6,020억 달러, TD 코웬은 5,490억 달러로 산정한다.
• 유튜브: 2분기 광고매출 9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모펫내서슨은 가치를 4,750억~5,500억 달러로, 레이먼드제임스는 3,060억 달러로 평가한다. 넷플릭스를 제치고 ‘최다 시청 플랫폼’ 지위를 확보했다.
• 웨이모: 상업용 완전 자율주행 차량 1,500대, 누적 무인 주행 1억 마일을 돌파했다. D.A. 데이비슨은 가치를 2,000억 달러 이상, 오펜하이머는 3,000억 달러 ‘베이스 케이스’로 제시했다.
4. ‘블랙 스완’ 시나리오 — 크롬 가격 적정선은?
레이먼드제임스와 덕덕고(DuckDuckGo) CEO 가브리엘 와인버그는 크롬 적정 가치를 500억 달러로 추산한다. 즉, 퍼플렉시티의 345억 달러 제안은 ‘할인’ 수준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브라우저는 직접 수익모델이 희박해 화폐화 (수익창출)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보수적 평가가 합당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여기서 블랙 스완이란 용어는 ‘극히 드물지만 충격적 파급력을 가진 사건’을 가리킨다. 투자 업계에서는 예측 불가 리스크를 설명할 때 주로 쓴다.
5. 향후 전망 및 전문가 견해
DOJ의 최종 결정은 8월 말로 예정돼 있으며, ‘강제 분할’ 또는 ‘구조적 완화’(검색·광고·브라우저 업무 분리) 중 어느 쪽으로 귀결돼도 알파벳 기업가치 재평가 속도는 가속할 전망이다.
필자는 ① 구글이 브라우저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크롬 기능적 독립을 선언하거나, ② AI 통합 강화로 ‘포스트 검색’ 채널 주도권을 굳히는 투트랙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본다. 어느 경로를 택하든, 거대 플랫폼의 공정 경쟁 이슈와 AI 주도 기술 패권 논쟁이 맞물려 빅테크 규제 지형은 앞으로도 격변이 불가피하다.
투자자에게는 ① 구글 클라우드와 유튜브 같은 ‘내재 가치’ 분석 강화, ② 규제 발 리스크 헤지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특히 알파벳 주주라면, 크롬 분할 시 발생할 검색 광고 수익 침식 폭과 AI 신사업 성장 여력을 면밀히 저울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