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베센트 재무장관의 ‘최대 1.75%포인트 인하’ 발언에 지지세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13일(현지 시각) 장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S&P 500 지수(+0.16%)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55%), 나스닥 100 지수(+0.09%)가 일제히 오르며 장중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를 재차 반영하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전일 대비 6bp(0.06%p) 급락한 4.227%까지 떨어지면서 주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재무부 수장으로 선임된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이 “현 정책금리는 지나치게 제약적”이라며 “연내 150~175bp(1.50~1.75%p)나 낮아져야 한다”고 언급해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0.50%p) 인하가 단행될 ‘아주 좋은’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시작으로 연속적인 인하 사이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4.25~4.50%이며 실효금리는 4.33%다.

시장 가격은 이미 9월 25bp 인하를 100% 반영했고, 50bp 인하 가능성도 1%로 소폭 가산됐다.”

전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헤드라인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해 예상치보다 낮았고, 같은 기간 비농업 고용은 월평균 3만5,000명 증가에 그치며 고용 둔화 신호를 줬다. 이에 연방기금선물(federal funds futures) 시장은 올해 말까지 총 64bp 인하, 2026년 말까지는 누적 136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정·관계 이벤트도 변수다. 이번 주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전’ 성격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획기적 돌파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영토 양보 가능성을 일축했다.

무역전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대(對)중국 관세 유예를 90일 추가 연장했다. 다만 반도체에는 100% 관세를 예고했고, 인도산 수입품 관세는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이유로 25%에서 50%로 올렸다. 제약품 관세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어서 평균 미국 관세율이 15.2%로 높아질 전망이다(2024년 2.3%→2025년 13.3%→2025년 말 15.2%).

이번 주 경제지표 일정도 촘촘하다. 14일(목)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000건 감소한 22만5,000건이 예상되고, 같은 날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2.5%(식료·에너지 제외 2.9%) 상승 전망이다. 15일(금)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 자동차 제외 0.3% 증가가 예상되며, 7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보합이 예상된다.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8월 잠정)는 62.0으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P 500 차트

기업실적 측면에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어닝시즌 이전 예상치 2.8%). 이미 82%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82%가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해외 증시도 훈풍이다. 유로 스톡스 50은 0.92% 상승 중이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뒤 0.48%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3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채권·외환 시장 동향

10년물 독일 분트채 수익률은 6.5bp 하락한 2.679%, 영국 길트채 수익률은 3.8bp 하락한 4.588%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스왑 시장은 9월 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7%로 반영 중이다.

용어 설명: ‘연방기금선물’은 일정 시점의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을 기초자산으로 거래되는 파생상품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금리 수준을 수치화한다. 예컨대 100% 가격 반영은 ‘거의 확실시’된다는 의미다.


주요 종목 동향: ‘매그니피센트 7’ 혼조

장 초반 강세를 보였던 ‘매그니피센트 7’(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엔비디아·알파벳) 가운데 애플(AAPL)과 아마존(AMZN)이 1% 넘게 상승한 반면, 나머지 종목은 약세다. 아마존은 당일배송 식료품 서비스를 연말까지 2,300개 도시로 확대한다고 밝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아마존 로고

반도체 관련주도 강세다. 어라인 테크놀로지(ALGN), NXP(NXPI), AMD(AMD), 온세미컨덕터(ON), 글로벌파운드리즈(GFS) 등이 3% 이상 오르고 있다. 금리 인하기대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LSH)는 공모가 37달러로 상장해 11억 달러를 조달했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RWV)는 높은 자본 비용과 마진 축소 우려로 19% 급락했고, 유아 교육업체 킨더케어 러닝(KLC)도 2분기 실적 부진과 연간 가이던스 하향으로 19% 넘게 떨어졌다.

섬유업체 헤인즈브랜즈(HBI)는 캐나다 길단 액티브웨어(GIL)의 22억 달러 규모 인수 발표에 힘입어 5% 추가 상승, 전날 28% 급등 흐름을 이어갔다. IT 보안업체 팔로알토네트웍스(PANW)는 도이체방크의 ‘매수’(Buy)로 상향 조정되면서 1%대 오름세다.


전문가 시각

시장에서는 ‘골디락스(성장 둔화+물가 안심 구간)’ 시나리오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PI가 예상보다 온건한 반면, 고용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연준이 조기 완화 모드로 선회할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산업 정책이 ‘비둘기파적 통화정책’과 충돌할 경우 공급 측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9월 FOMC 결과와 트럼프-푸틴 회담, 중국·인도 등에 대한 추가 관세 여부가 하반기 자산가격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기 투자자라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견고한 현금흐름과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종목 중심의 ‘바텀업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종목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