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담보대출 재융자 신청 1주 만에 23% 급등…변동금리 모기지 수요도 반등

미 일리노이주 호손우즈의 한 교외 주택단지를 내려다본 항공 사진은 과거 농촌이던 풍경이 얼마나 빠르게 주거단지로 대체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Scott Olson | Getty Images의 이미지가 시사하듯, 미국 주택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이자 절감 기회를 적극적으로 좇고 있다.

2025년 8월 1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전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10.9% 급증했다. 이는 미국모기지은행협회(MBA)의 계절조정 지수를 기준으로 집계된 결과다. 특히 재융자(refinance)와 변동금리부 대출(ARM, Adjustable-Rate Mortgage) 신청이 급증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대출 한도 80만6,500달러 이하)의 평균 계약금리는 6.77%에서 6.67%로 10bp(1bp=0.01%p) 하락했다. *다만 같은 기간 포인트(point·수수료)는 0.59에서 0.64로 소폭 상승해 차주(借主)의 실질 부담은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현재 금리는 작년 같은 주간 대비 13bp 높은 수준이다.

5/1 변동금리 모기지(ARM) 평균 계약금리는 6.06%에서 5.80%으로 크게 내려갔다. 5/1 ARM은 최초 5년간 금리가 고정되고 이후 매년 시장금리에 따라 변동되는 상품으로, 단기적으로는 저금리를 누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 상승 위험이 내재돼 있다.


재융자·ARM 신청이 기록적인 반등세 주도

재융자 신청 건수는 불과 일주일 만에 23% 치솟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증가했다. 이는 2024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실적이다. MBA 자료에 따르면 재융자 비중은 전주 41.5%에서 46.5%로 확대됐다.

“최근 다른 재융자 급증 사례와 마찬가지로, 평균 대출 규모는 366,400달러로 크게 불어났다. 규모가 큰 차주ほど 금리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 조엘 칸(Joel Kan) MBA 부이코노미스트

칸 연구원은 이어 “ARM 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상황이 계속되자 ARM 신청 또한 25% 급증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모기지 신청에서 ARM이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주택 구매 수요는 제한적…물가·연준 방향성 주시

반면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 신청은 전주 대비 1% 증가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7% 늘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주택 가격과 소득 대비 부담이 수요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일부 하락세로 전환됐음에도 절대 가격 수준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 초 공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관세 인상 영향으로 일부 품목이 상승하긴 했지만, 일부 대분류 항목은 하락을 나타내는 등 복합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럼에도 모기지 금리를 좌우하는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

9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다소 개선됐다. 단기 국채 금리는 이에 직접적으로 연동돼 하락했으나, 모기지 금리에 더 밀접한 장기물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 매슈 그레이엄(Matthew Graham) 모기지뉴스데일리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문가 시각: 리스크 대 미세 절감, 어느 쪽이 무게 실리나

변동금리 모기지가 다시 주목받는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차주들은 단기 이자 절감을 위해 잠재적 금리 상승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다. 특히 대출 규모가 큰 상위 소득층이 적극적으로 ARM을 선택함에 따라 대출 포트폴리오의 위험 구조도 바뀌는 모습이다.

경제 지표 측면에서 보면 CPI 둔화와 연준의 금리 동결·인하 가능성이 시장 기대를 키우며 모기지 금리 하향 안정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연준이 물가 목표(2%)를 확신하지 않는 한, 장기 금리 변동성은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주택 매입 시기를 저울질할 때 가격 하락폭, 대출 금리, 소득 대비 상환 비율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재융자·ARM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장래 금리 상승기에 상환 부담이 가중될 위험 역시 높아진다는 경고가 나온다.

용어 설명1
1 5/1 ARM: 최초 5년 동안 금리가 고정되고 이후 매년(1년 주기) 시장금리에 따라 변동되는 모기지를 의미한다. 변동구간에 들어서면 금리 상·하한(캡)이 설정돼 있더라도 급격한 금리 변동에 노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달간 물가 지표·연준 결정·국채 시장이 얽힌 삼각 구도가 모기지 금리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에 따라 차주들은 고정금리 대출로 보호막을 두를지, 변동금리로 초기 비용을 줄일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